2026년 1분기 국내 숙박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숙소 유형에서 실적이 개선됐으나, 숙소 유형과 지역에 따라 회복의 온도 차가 나타났다. 특히 외래객 수요 회복에 민감한 5성급 호텔, 3성급 호텔, 공유숙박, 리조트는 전년 대비 가용 객실당 매출(RevPAR)가 증가한 반면, 국내 여가 수요 의존도가 높은 펜션과 저가 호텔은 부진을 이어가며 숙박시장 내 양극화가 확인됐다.
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원장 장수청)는 자체 데이터와 숙박업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1분기 국내 숙박업 동향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호텔·모텔·펜션·공유숙박의 실적 변화를 분석하고, 중국의 이른바 ‘한일령’ 이후 중국인 관광 수요 변화가 국내 숙박업 현장에서 어떻게 체감되고 있는지를 함께 진단했다.
‘인바운드 회복’에 호텔·공유숙박 개선…펜션은 수요 이탈 뚜렷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부문은 5성급 호텔로, 객실점유율(OCC)이 전년 대비 42.3% 증가했고, 가용 객실당 매출(RevPAR)도 51.0% 증가했다. 이는 가격 인상보다는 수요 회복,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고급 숙소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음을 보여준다.
이어 3성급 호텔(+17.3%), 공유숙박(+16.9%), 리조트(+9.9%), 모텔(+9.5%), 4성급 호텔(+8.1%) 순으로 RevPAR가 증가했다. 특히 3성급 호텔과 공유숙박은 ADR과 OCC가 동시에 개선되며 중가·대체 숙박 시장에서도 회복 흐름이 나타났고, 모텔 역시 ADR 증가보다 OCC 증가가 더 크게 작용하며 수요 기반의 개선세를 보였다.
반면 펜션 부문은 전년 대비 RevPAR가 25.9% 감소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펜션은 평균 객실단가(ADR)가 0.4%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OCC가 25.6% 감소하며 수요 이탈이 실적 하락을 주도했다. 1·2성급 호텔 역시 RevPAR가 4.9% 감소했다. 이는 2026년 1분기 숙박업 회복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보다는 외래 관광객 수요 흡수력이 큰 일부 고급 숙소 유형에 집중된 회복임을 시사한다.
2025년 1분기 대비 2026년도 1분기 숙소유형별 ADR/OCC/RevPAR 변화율

전 분기 대비로는 비수기 영향 확연… 2분기 모텔 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 높아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와 비교하면, 2026년 1분기 국내 숙박시장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반적인 조정 국면을 보였다. 모든 숙소 유형에서 RevPAR가 감소했으며, 호텔 부문 역시 모든 성급에서 RevPAR가 17.0~21.2%가량 하락했다.
2025년도 4분기 대비 2026년도 1분기 숙소유형별 ADR/OCC/RevPAR 변화율

다만 2분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야놀자리서치가 집계한 2분기 숙박업 전망지수에 따르면, 호텔과 모텔 업계 모두 ADR과 OCC의 동반 상승을 예상하며 기준치인 100을 웃돌았다. 특히 모텔의 OCC 전망지수는 129.2로 전체 지표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봄철 연휴와 나들이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단기 체류와 근거리 여행 수요를 흡수하는 모텔 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야놀자리서치 이관영 부연구위원은 “2026년 1분기 숙박시장은 전년 대비로는 회복 흐름이 확인됐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특히 인바운드 수요와 결합한 고급 호텔 및 공유숙박 부문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반면, 펜션은 내국인 여가 수요 둔화와 계절성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숙소 유형별 실적 격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한일령’ 이후 방한 수요 일부 반사이익 추정
보고서는 2025년 11월 중국의 한일령 시행 이후 한국과 일본 양국의 관광 수요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25년 12월 방한 중국인 입국자 수는 39.4만 명으로 방일 중국인 입국자 수 33.0만 명을 상회했으며, 1~2월 합산 기준으로도 방한 중국인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반면, 중국인 방일 수요는 54% 급감했다. 이는 일본 방문을 계획했던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일부가 한국으로 목적지를 전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최규완 교수는 “이러한 흐름을 한일령만의 순수 효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1분기는 춘절이 포함된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 중국인 수요가 특정 숙소 유형과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도 함께 나타나고 있어 향후 한두 분기 추세를 더 확인한 뒤 효과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일 중국인 입국자 수 추이

한일 중국인 관광객 비중 추이

방한 중국 관광객 현장 체감은 5성급 호텔·주요 관광도시에 집중…모텔과 지방 파급은 제한적
중국인 방한 수요 증가는 거시 지표에서 확인됐지만, 현장 체감은 숙소 유형과 지역에 따라 엇갈렸다. 2026년 1분기 중국인 예약 증가를 체감한 숙박업주 비율은 호텔 28.3%, 모텔 10.4%로, 호텔 중심의 체감 효과가 뚜렷했다. 특히 5성급 호텔의 체감 비율은 71.4%로 1성급 11.0%, 2성급 8.0%를 크게 웃돌아, 중국인 수요가 고급 숙소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부산 39.1%, 서울 35.6%, 인천 30.0%, 제주 20.8% 등 주요 관광도시와 입국 거점 지역에서 체감 효과가 높았다. 숙소 유형별로도 인천 호텔 60.0%, 부산 호텔 46.2%, 서울 호텔 45.8% 순으로 나타나, 국제공항·항만 접근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강원, 경남·울산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야놀자리서치 윤효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중국인 방한 수요는 공항 접근성, 고급 숙박 인프라, 주요 관광 콘텐츠가 결합된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지방 숙박업의 실질적 수혜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방공항과 주변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직항노선 신설 등 교통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수요 증가는 단체관광보다 개별 자유여행객 (FIT) 중심
중국인 고객 유형은 대체로 개별 자유여행객(FIT, 1~3인)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응답의 76.0%를 차지했다. 반면 소규모 그룹 35.0%, 비즈니스 방문 10.0%, 대규모 단체 8.0%에 그쳐, 방한 중국인 수요 증가가 과거와 같은 단체관광이 아니라 소규모 개별 여행객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중국인 방한 수요 증가는 한국 관광산업에 중요한 기회이지만, 그 효과가 일부 고급 숙소와 소수의 대도시에 머문다면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며 “향후 정책의 핵심은 외래 관광객 유입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접근성 개선, 숙박 유형별 수용 전략 차별화, 지방 관광 콘텐츠 고도화를 통해 인바운드 수요를 전국 숙박시장으로 확산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