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 숙박시장이 전년 동기의 극심한 침체를 딛고 뚜렷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5성급 호텔이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회복을 견인했고,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모텔 업계가 유일하게 실적 방어에 성공하는 등 업종별 양극화와 차별화가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원장 장수청)는 자체 데이터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4분기 국내 숙박업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프리미엄의 부활… 5성급 호텔, 객실 단가·점유율 동반 상승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국내 숙박업계는 전년 동기(2024년 4분기) 대비 모든 유형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곳은 5성급 호텔이다. 5성급 호텔은 객실점유율(OCC)이 전년 대비 28.6% 급증하고, 객실단가(ADR)도 6.4% 오르며 숙박업계의 핵심 수익 지표인 객실당 매출(RevPAR)이 무려 39.4%나 폭등했다.
이는 2024년 4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더불어, 서울과 부산 등 주요 관광 거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리조트(+16.6%), 호텔 1·2성급(+12.9%), 호텔 3성급(+7.4%), 공유숙박(+6.7%), 호텔 4성급(+5.2%), 모텔(+3.4%), 펜션(+1.2%) 순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부산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부산 지역 3성급 호텔은 객실 단가(+10.5%)와 점유율(+14.0%)이 모두 큰 폭으로 뛰며 RevPAR가 전년 대비 25.9%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4년 4분기 대비 2025년도 4분기 숙소유형별 ADR/OCC/RevPAR 변화율

계절적 한파 닥친 펜션 vs ‘비수기 무풍지대’ 모텔
그러나 전 분기(2025년 3분기)와 비교한 단기 흐름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 여름 성수기가 종료되고 겨울 비수기로 진입하면서 레저 수요 의존도가 높은 펜션(-28.3%)과 리조트(-14.0%)의 RevPAR는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비수기 한파 속에서도 돋보인 ‘모텔’의 선방이다. 모텔은 계절적 요인으로 점유율(OCC)이 소폭(-0.6%)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객실 단가(ADR)를 1.9% 끌어올리며 전체 숙박 유형 중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RevPAR가 1.3% 상승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리서치 안예진 선임연구원은 “모텔은 도심 내 비즈니스 수요와 생활권 기반의 내수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타 숙박 유형에 비해 계절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하며,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찾는 수요가 모텔로 유입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저가형 숙소까지 이어진 점 또한 실적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저가형 숙소까지 확산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1·2성급 호텔의 RevPAR가 전 분기 대비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2025년도 3분기 대비 2025년도 4분기 숙소유형별 ADR/OCC/RevPAR 변화율

1분기 전망은 ‘먹구름’… 고가 호텔 조정 압력 커질 듯
업계가 내다보는 2026년 1분기 전망지수는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호텔 ADR 전망지수는 77.8, OCC 전망지수는 78.5였고, 모텔도 ADR 85.9, OCC 82.0으로 하락을 예상했다. 특히 호텔 수치가 모텔보다 더 낮게 나타나, 고가 숙소 중심의 조정 압력이 더 클 가능성을 시사한다.
안예진 선임연구원은 “2025년 4분기 실적 개선은 유의미하지만, 지역별·숙소유형별 편차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비수기인 2026년 1분기를 무사히 넘기려면 외국인 관광객의 비수도권 유입을 유도할 지역 특화 콘텐츠와 접근성 강화 전략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무비자 정책, 낙수효과는 아직… “지방 유인책 시급”
보고서는 2025년 4분기 주요 이슈인 정부의 ‘중국 단체 무비자 입국 정책’에 대한 숙박업계 현장 체감도도 점검했다. 분석 결과, 정책 효과는 중가 호텔에 집중된 반면 저가 숙소로의 확산은 미미했다. 실제 예약 증가를 체감한 비율은 4성급(20.0%)과 3성급(16.7%) 호텔이 높았으나, 모텔과 1~2성급 호텔은 3~7%대에 그쳐 ‘낙수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부산 등 주요 거점과 2025 APEC 정상회의 기대감이 반영된 경북 지역에 효과가 쏠렸다. 정책 시행 후 현장에서는 ‘객실 관리 이슈 증가(31.2%)’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으며, 보완 과제로 ‘지방 유치 활성화(52.7%)’와 ‘결제 인프라 지원(17.0%)’을 강력히 요구했다.
야놀자리서치 윤효원 선임연구원은 “무비자 정책이 업계 전반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단순한 입국 편의 제공을 넘어, 외래 관광객을 지방으로 유인할 맞춤형 콘텐츠와 결제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