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외래 관광객 급증에도 관광수지 적자 100억 달러, 왜?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약1,637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93.5%까지 회복되었지만, 관광수지 적자는 오히려 더 커져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야놀자리서치(원장 장수청)가 26일 발표한 `2024 한국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 보고서는 이러한 희소식과 고민거리를 한데 담았다. 외래 관광객은 늘었는데 왜 관광수지 적자는 커졌을까?

외국인 관광객 급증, 그러나 수입은 거의 제자리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6,369,629명으로 2023년보다 48.4% 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1,286만 명으로 전체의 78.6%를 차지했지만, 2019년 대비 회복률은 89.7%에 머물렀다. 반면, 아메리카(+27.8%), 유럽(+4.2%), 아프리카(+17.4%), 오세아니아(+32.9%)는 2019년을 훌쩍 넘어서는 증가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런데 관광수입은 16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8.8% 증가에 그쳤고, 2019년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이유는 뭘까? 우선, 면세점 매출이 2019년의 절반 이하인 81.6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크루즈 여행객이 73.1만 명으로 급증했지만, 이들은 체류 기간이 짧고 지갑을 얇게 열어 “숫자만 늘리는” 손님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돈을 많이 쓰는 사업 목적 방문객 비율도 2019년 17.9%에서 2024년 14.7%로 줄며 수입 회복에 발목을 잡았다.

한국 인바운드 관광객 수 및 관광수입 변화(단위: 만명, 억달러)

한국인은 일본 사랑, 해외 지출 265억 달러

반면,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거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2024년 해외로 떠난 한국인은 2,869만 명으로 2019년의 99.9%를 회복했으며, 2023년보다 26.3% 증가했다. 특히 일본은 881.8만 명이 방문하며 전년 대비 57.9%의 상승률을 기록해 방문객 수와 증가율 면에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베트남(+6.5%)과 인도네시아(+12.2%)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반면, 스페인(-38.4%), 마카오(-33.8%), 미국(-26.0%) 등은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은 264.9억 달러로 2019년 대비 90.5%까지 회복됐지만, 문제는 관광수입(164.5억 달러)이 지출(264.9억 달러)을 따라가지 못해 관광수지 적자가 2019년 85.2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100.4억 달러로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한국 관광수지 변화(단위: 억달러)

세계는 회복 중, 한국은 뒤처져

반면, 글로벌 관광 시장은 2024년 14.5억 명(2019년 98.7%)으로 회복됐고, 관광수입은 1조 6천억 달러로 2019년보다 4% 늘었다. 중동(+32.4%), 아프리카(+6.9%), 유럽(+0.7%)은 팬데믹 전을 넘어섰지만, 아시아태평양은 87.1%에 그치며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은 이 흐름에서 관광수입 증가가 부진해 글로벌 추세에 비해 한 발짝 뒤처진 모습이다.

중국발 충격, 회복의 걸림돌: 시장 다변화로 활로 모색 필요

왜 아시아, 특히 한국이 주춤할까? 보고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주범으로 꼽았다. 2024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460만 명으로 2019년의 76.4%에 불과했고, 아시아 전체로는 중국인 방문객이 2,583만 명으로 36.4% 줄었다. 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중국 내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중국인의 해외여행 지출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 당국의 대한국 단체 관광 재개 방침에 따라 올해 중국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크므로 안정적인 관광 수요 확보를 위해 중국 외 다양한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륙별 관광객 수 변화(단위: 억명)

주요 아시아 국가의 중국인 입국객 수 변화(단위: 만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