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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 지방공항의 외항사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 양양국제공항 사례분석

지방공항의 외항사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

양양국제공항 사례분석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장 / [email protected]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 / [email protected]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이관영 야놀자리서치 부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현재 대한민국은 관광 대국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과거의 단편적인 관광 진흥 정책을 넘어, 관광산업이 이제는 국가 경제의 거시적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AI 기반 인바운드 관광 수요 예측 모델에 따르면, 2026년은 본격적인 '인바운드 관광 2,000만 시대'가 도래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관광객 수의 증가를 넘어,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와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한층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경제적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지방소멸 억제, 자영업자의 수익 증대, 그리고 청년 고용 창출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 따른 기대에도 불구하고 외래 관광객의 유입 구조는 여전히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2025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893만 명 중 72%가량이 인천·김포 등 수도권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반면 비수도권 공항을 통한 입국 비율은 불과 16.7%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수도권 중심의 쏠림 현상은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다. 서울 및 수도권은 오버투어리즘 (Overtourism)으로 인한 수용력 포화, 교통 혼잡,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관광 인프라가 쇠락하는 언더투어리즘 (Undertourism)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

 

 

더욱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직면한 '지방 소멸' 위기는 더 이상 단순한 인구 붕괴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현실화되었다.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현 상황에서, 이웃 지자체의 주민등록상 상주인구를 빼앗아 오는 제로섬(Zero-sum) 게임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를 창출하는 '소비 인구'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할 때이다. 지역 경제를 자생적으로 지탱할 새로운 동력으로서 관광객의 지방 분산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중심의 관광 활성화 정책만으로는 대한민국 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주말이나 특정 성수기에 수요가 몰리는 계절성 한계가 명확하고 아웃바운드 관광을 통한 자본 유출이 과도한 상황에서, 내국인 관광만을 통한 여행 자본의 지역 간 이동은 지방 관광을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지역 관광의 파이를 키우고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외부의 여행 자본을 직접 수혈하는 '인바운드 관광 유치'가 필수적이다.

 

본 보고서는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인바운드 관광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지역 소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으로 야놀자리서치 인사이트 Vol.37에서 설명한 '국제공항을 활용한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 기반의 광역 관광권 개발'이 창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방 공항 활성화 효과와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국제공항을 보유한 도시나 지역을 거점(Hub)으로 삼아 외래 관광객의 1차 진입을 유도하고, 잘 갖춰진 교통망을 통해 주변의 다채로운 관광 도시 또는 관광지(Spoke)로 수요를 확산시키는 네트워크 구조를 구축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균형 발전을 달성하기 어렵다.

 

비수도권 공항 중에서도 제주공항처럼 일부 국제선 수요를 확보한 공항을 제외하면, 상당수 지방 공항은 정기 국제선 기반이 취약하여 외래 관광객 유입 기능이 지극히 제한적인 상태에 머물고 있다. 특히, 2025년 기준으로 양양공항과 무안공항은 단 한 편의 국제선 정기편도 운항하고 있지 않다. 그 결과 인바운드 관광 시장의 외형적인 성장이 지역 관광 활성화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관광 소비와 고용, 서비스 수요 역시 서울·수도권에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2월 25일 개최된 대통령 주재 ‘제11차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지방 공항을 외래 관광객 입국의 거점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에 발맞추어, 본 연구는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의 가장 이상적인 실험 무대이자, 현재 국제선 활용도가 극히 낮아 '유령 공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양양국제공항에 주목한다. 양양공항을 활성화하여 강원권 전역에 걸쳐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논리적 구조를 실증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 창출 효과 분석과 산업연관 분석을 통해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왜 지금 정부와 지자체가 소외된 지방 공항의 외항사 유치에 정책적 사활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과 정책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왜 양양국제공항인가: 전략적 '제로 투 원(Zero-to-One)'의 핵심앵커

 

이러한 문제의식과 정책적 흐름 속에서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공항은 바로 양양국제공항이다.  양양공항은 강원권 유일의 국제공항으로서 잠재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실제 운영 측면에서는 불안정한 노선 확보와 제한적인 내국인 수요 기반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지역 거점 항공사 역할을 자처했던 플라이강원이 2023년 5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운항을 전면 중단한 이후, 양양공항은 정기 국제선 기반이 사실상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공항의 존립 자체를 의심받는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위기 상황은 양양공항이 현재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제약 없이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실, 양양공항이 가진 하드웨어적 잠재력은 충분하다. 활주로 길이가 2,500m로 대형 국제 허브 공항 모델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지만, 반대로 연간 처리 능력은 37,000편 수준에 달해 동남아, 일본, 중화권 등 중단거리 노선을 주력으로 운항하는 다수의 해외 저비용 항공사(LCC) 정기편을 유치하기에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더 나아가 수려한 동해안 해양 관광 자원, 설악산 중심의 웰니스·산악 관광, 서핑의 메카로 떠오른 양양,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세계적 수준의 동계 스포츠 인프라, 고성의 북한 관광 자원, 삼척·동해의 해변 자원 등 주변 스포크(Spoke) 지역의 연계 관광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각광받는 일본의 소도시 관광 자원과 비교하여도 강원 지역은 인바운드 관광권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이러한 강력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휴 상태에 놓인 양양공항의 활성화는, 더 이상 파이가 한정된 내국인의 인트라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수요에 기댈 것이 아니라, 외래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는 '글로벌 인바운드 중심 전략'으로 전면 전환될 때 비로소 사업적 현실성을 갖게 된다. 과거 양양공항은 내국인 이동 수요와 특정 국적 항공사의 거점 의존 전략에 상대적으로 크게 얽매여 왔다. 그러나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과 KTX 강릉선 등 육상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내국인 이동을 중심으로 한 기존 공항 접근법은 구조적으로 수요 창출에 관한 설득력을 상실했다. 즉, 수도권 거주자가 굳이 불편을 감수하며 양양공항을 통해 국내외 이동을 선택해야 할 유인은 크지 않으며, 양양 주변의 거주 인구도 적어 내국인 아웃바운드 수요를 축으로 공항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특히 양양공항은 지금 정기편이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신규 외항사 노선의 유치가 갖는 경제적, 상징적 의미가 다른 기존 지방 공항보다 훨씬 크다. 이미 다수의 국제 노선이 얽히고 설킨 채 운항 중인 김해, 청주 등의 대형 지방 공항에서는 항공사 간 치열한 슬롯(Slot) 확보 경쟁, 골든타임 배정의 딜레마, 그리고 기존 국적사 노선과의 시장 중복 등 운영상의 카니발라이제이션(제살깎기) 제약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이러한 공항에 신규 외항사가 진입한다 하더라도, 기존 시장 파이의 일부를 쪼개어 분할하는 대체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백지상태에 가까운 양양공항에서는 첫 번째 정기 노선 유치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인바운드 유입 경로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제로 투 원(Zero-to-One)'의 경우로 볼 수 있다. 단순히 항공편 통계가 하나 늘어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양과 그 인근 지역이 글로벌 외래 관광객의 직접적인 '대한민국 입국지'로 기능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는 곧바로 배후 지역 여행 상품의 전면적인 개발, 지자체의 해외 마케팅 및 프로모션 예산 집행, 외래 관광객의 수일 단위 지역 체류와 그에 따른 현지 소비, 그리고 타 외항사의 추가 노선 검토까지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는 상징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양양공항은 타 지역 공항이 가지지 못한 압도적인 제도적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바로 법무부와 강원특별자치도의 협력으로 시행 중인 '양양국제공항 단체관광객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가 제도'다. 이 제도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등 4개국 국민이 전담 여행사를 통해 5인 이상 단체로 양양공항에 직항으로 입국할 경우, 비자 없이 최대 15일간 강원도 및 수도권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획기적인 특례 조치다. 본래 한시적 제도로 종료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지자체의 지속적인 노력에 힘입어 2026년 현재까지도 연장(강원특별자치도 공고 제2025-929호)되어 운영되고 있음에도, 아직 실질적인 수혜를 입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무사증 제도는 동남아시아 및 몽골 등 신흥 경제국의 폭발적인 중산층 여행 수요를 강원권으로 강하게 견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정책 인프라다. 까다로운 한국 비자 발급 절차에 부담을 느끼는 현지 여행객들에게 양양공항 직항 노선은 가장 빠르고 경제적이며 확실하게 한국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제공한다. 이는 해외 항공사들이 양양 노선 취항의 경제성을 타진할 때 초기 탑승률(Load Factor)을 담보해 주는 강력한 안전장치로 작용하며, 궁극적으로 양양공항 외항사 유치 전략의 성공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강원-동해안 지역은 인구 규모와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이러한 외래 관광객 유입의 파급효과를 관찰하고 입증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다. 대도시권 공항은 신규 노선 취항에 따른 유입 효과가 거대한 기존 내수 경제에 희석되어 흡수되기 쉽지만, 속초-강릉-양양 등과 같은 지방 소도시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만 명 규모의 외래객 유입만으로도 지역 내 숙박, 음식, 교통 인프라, 관광지 체험 서비스 등 지역 관광산업 생태계 전반에 가시적인 변화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 즉, 양양공항 외항사 유치는 단순한 지방 공항 활성화를 넘어, 지방 공항의 활성화가 실제 지역 사회와 지역 경제 회생에 어떤 연쇄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대한민국 전역에 증명할 수 있는 완벽한 정책적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가 되는 것이다. 

 

신규 외항사 1개 노선이 만드는 지역경제의 변화

 

정기편이 전무한 현재의 양양공항에서는, 매일 운항하는 데일리(Daily) 노선이 아니더라도 주 3회 수준의 단일 정기편만으로도 지역 상권의 판도를 바꿀 유의미한 외래관광객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야놀자리서치는 가장 보수적이고 현실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다음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를 추정해보았다.

 

  • 운항 기재: 아시아 권역 LCC들이 가장 범용적으로 운영하는 B737-800급 중형 항공기 1대(최대 189석 규모)를 주 3회 왕복 운항하는 것으로 가정.   
  • 탑승 수요: 항공사 운영의 통상적인 최소 손익분기점(BEP) 수준인 평균 탑승률 70%를 보수적으로 적용. 
  • 외래관광객 비중: 전체 탑승객 중 외래관광객(인바운드) 비중을 80~90% 수준으로 상정(내국인 아웃바운드 수요가 적은 양양공항의 현실 반영).   

 

이러한 보수적인 조건하에서도, 외항사 1개 노선이 취항할 경우 연간 약 1.6만 명에서 1.8만 명 규모의 외국인이 강원도 양양이라는 땅을 처음 밟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양양군 전체의 상주인구 규모(약 2.7만 명)와 지역 소상공인 상권의 기초적인 수용 여건을 감안할 때, 지역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결코 작지 않은 엄청난 수치다.   

 

특히 관광객의 '머릿수' 자체보다는 실제 지역 내 점포와 상권에 남는 '소비 규모(지출액)'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분석에서는 양양공항 입국 후 강원 지역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직접 소비 항목(쇼핑, 숙박, 음식, 근거리 교통 등)만을 중심으로 외래관광객 1인당 지출 규모를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 외래관광객의 평균 체류일수를 6.7일로 가정했을 때, 양양을 찾은 외래관광객 1인당 평균 약 160만 원대의 지역 내 직접 소비가 발생할 것으로 산출되었다. 이를 연간 유입되는 외래관광객 수(약 18,574명)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단 하나의 외항사 노선이 주 3회 취항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298.1억 원 수준의 직접 소비액이 강원 지역 상권에 온전히 유입될 수 있음이 확인된다. 

 

 

연간 298.1억 원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거시 경제 통계표의 숫자 상승이 아니라, 폐업의 기로에 선 지역 숙박업주와 음식점 소상공인, 소매점 등과 같은 지역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생존 매출 기반이 극적으로 확대된다는 생생한 의미를 갖는다. 관광객의 현지 지출은 지역 숙박업소의 공실률을 낮추고, 지역 식당과 소매점의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 나아가 이들을 수송하는 렌터카와 택시 등 이동서비스, 서핑이나 자연 탐방과 같은 관광지 체험 소비,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부가적인 지역 서비스업 이용 확대로 소비가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더욱이 인천공항 등 수도권을 경유하여 복잡한 육로를 거쳐 강원도로 분산되는 관광객과 비교할 때, 양양공항을 통해 직접 유입된 방문객은 여행 동선의 첫 시작 지점부터 렌터카 대여, 첫 끼니 식사, 1일 차 숙박 등 강력한 지역 소비를 곧바로 발생시키기 때문에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훨씬 즉각적이고 파괴력이 높다. 

 

이와 함께 신규 외항사의 상징적 취항은 화폐 단위로 정량화되기 어려운 심층적인 지역 경제 구조적 변화도 동반하여 견인한다. 첫째,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양양 인근지역이 고속도로를 타기 위한 단순한 '통과지'가 아니라, 체류형 강원 관광의 '거점 출발점'으로 확고히 기능하게 된다. 예컨대 양양공항에서 렌터카를 대여하여 속초의 해산물을 즐기고, 고성 통일전망대를 보고, 강릉의 커피 거리를 방문한 뒤, 평창의 대관령을 거쳐 다시 양양으로 돌아오는 '패키지나 렌터카 중심 주유 루트(순환형 관광코스)'가 활성화되며 여행상품 구성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둘째, 정기 항공 노선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경우 지역 내 중소 사업자와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등 관광업체들은 뜬구름 잡는 예상이 아닌, '안정적이고 상시적인 외국인 수요'를 전제로 중장기적인 다양한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 투자를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속초-강릉-양양군을 포함한 강원도의 적극적인 외항사 유치 노력과 '무사증 혜택' 브랜딩이 시너지를 낼 경우, 강원도라는 지명이 대만, 베트남 등 해외 관광시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점진적으로 글로벌 관광 목적지로서의 자생적 인지도가 굳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양양공항의 '첫 외항사 1개 노선 취항'은 단순히 엑셀 표의 항공 공급 수치 하나가 늘어나는 현상을 넘어, 대한민국 지역관광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재정의하는 천금 같은 기회로 깊이 있게 이해되어야 한다.

 

 

양양공항 외항사 유치의 경제적 효과 분석

 

앞서 단일 노선의 미시적 효과를 살펴보았다면, 본 장에서는 공항 활성화 정책이 궤도에 올랐을 때 강원 경제권 전역에 미치는 폭넓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정하고자 한다.

 

외래관광객 국적별 지역 소비액 정밀 추정

 

본 분석은 양양국제공항에 복수의 신규 외항사가 단계적으로 취항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제효과를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추정하기 위해, 먼저 외래관광객의 '1인 평균 소비액'을 국적별 특성에 맞추어 산출하고 이를 다년간의 단계적 노선 확장 시나리오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과장하지 않고, 강원 지역에 ‘실질적으로 체화되어 남는 소비’만을 보수적이고 현실적으로 포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광객의 지출 항목 중 실제 여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 구조를 기준으로 지역 소비액을 산정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숙박, 일반 음식점 지출, 마트 식음료 구입, 시내·시외버스 및 택시 등 도로 여객 운송, 렌터카 등 운송장비 대여, 주유소 유류비, 지역 박물관·공연 등 문화 서비스, 서핑 및 스키 등 오락·운동 관련 서비스, 쇼핑 등 양양 및 인접 스포크(Spoke) 지역에서 직접 결제될 가능성이 높은 항목만을 선별하여 분석에 반영하였다.

 

이와 같은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 원자료를 분석하고 동일한 체류기간을 반영한 결과, 국적별 1인당 평균 지역 소비액은 상당히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중국 관광객(평균 체류기간 6.8일)이 평균 약 187만 원으로 가장 높은 구매력을 과시했고, 뒤이어 홍콩(평균 체류기간 5.9일) 약 180만 원, 대만(평균 체류기간 5.6일) 약 149만 원, 베트남(평균 체류기간 8.2일) 약 141만 원, 태국(평균 체류기간 6.3일) 약 123만 원, 몽골(평균 체류기간 10.9일) 약 91만 원, 일본(평균 체류기간 3.7일) 약 83만 원 수준으로 추정되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향후 지출액의 소폭 증가가 예상되나, 보수적인 추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2024년 기준 평균 지출액을 변동 없이 적용하였다. 

 

특히 일본 관광객의 경우 '오락 및 운동 관련 서비스' 부문에서 타 국적 대비 월등히 높은 4.2만 원의 지출액을 보였는데, 이는 향후 강원도가 골프, 스키 등 레포츠 관광객을 타깃팅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된다. 반면 동남아 국가(베트남, 태국 등)는 음식점과 식음료 구입 부문 지출이 숙박비에 버금가는 비중을 차지해, 양양공항 유입 동남아 관광객이 지역 외식업계에 미치는 낙수효과가 막대할 것임을 입증한다. 

 

 

 

5개년 외항사 노선 확장 시나리오

 

산출된 국적별 1인 소비액 결과를 바탕으로, 양양공항에 대한 강원도의 외항사 유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여 운항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는 전제 아래 '5개년 노선 확장 시나리오'를 구성하였다. 기본적인 전략 방향은, 초기 도입기(1~2년 차)에는 양양에 대한 현지 여행 시장의 수요 현실성과 접근 가능성이 가장 높은 1순위 타깃 국가를 중심으로 노선을 안착시키고, 이후 시장이 안정화되고 입소문(운영 성과)이 퍼지면서 2순위 국가 및 지역으로 점차 확장을 꾀하는 스노우볼(Snowball) 구조다.   

 

시나리오상의 1순위 국가는 중국, 일본, 대만, 그리고 베트남으로 설정하였다. 중국은 과거 양양공항의 성장을 이끌었던 거대한 단체 관광 수요가 존재하며, 향후 한한령 완화 등에 따른 회복 잠재력이 가장 기대되는 시장이다. 또한 최근 중·일 갈등으로 인해 일본 관광의 대체 수요로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빠른 한·중 신규 노선 유치가 필요하다. 일본은 개별 여행객(FIT) 중심의 다빈도 노선 운영과 짧은 비행시간(단거리)을 강점으로 하여 여행 수요 유치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대만은 과거 대만 국적의 부흥항공이 타이베이-양양 노선의 정기성 전세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이력이 남아 있는 친숙한 시장이다. 특히 베트남은 앞서 강조한 강원도의 '아시아 4개국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와 직접적으로 연계할 경우 초기 수요 진작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2025년 취항한 비엣젯항공의 다낭-양양 노선이 94.3%라는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하며 이를 입증한 바 있다. 반면 시장 다변화와 계절적 수요 편차 대응 차원에서 동남아시아의 필리핀, 태국, 그리고 고소비 국가인 홍콩은 2순위 확장 시장으로 편입하였다.

 

이에 따라 1년 차에는 1순위인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4개국의 항공사가 각각 주 3회 수준으로 소규모 취항하는 초기 단계 시나리오를 상정하였다. 이후 홍콩, 필리핀, 태국 등 2순위 동남아시아 시장의 추가 진입을 통해 노선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가정하였다. 또한 3년 차 이후에는 초기 안착을 마친 일본 및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편수를 확대하고, 5년 차 무렵에는 주요 7개 시장 노선이 매일 운항하는 데일리(Daily) 또는 준데일리 수준으로 완벽히 정착하여 양양공항이 명실상부한 '강원권 국제 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하였다.

 

이러한 단계적 가정하에 연간 양양공항의 취항 항공편 수는 1년 차 약 1,000편에서 시작하여 3년 차 약 3,000편으로 급증하고, 4년 차 약 4,900편, 5년 차 약 6,600편에 이르는 등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를 연평균성장률(CAGR)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7%에 달한다.

 

 

 

연차별 외국인 방문객 규모 추정

 

이 시나리오에 따라 양양공항을 통해 직접 강원도로 입국하는 외국인 방문객 규모 역시 놀라운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간 외국인 직접 방문객 수는 1년 차 약 13만 명에서 출발하여, 2년 차 약 22.2만 명, 3년 차 약 37.1만 명, 4년 차 약 58.2만 명, 5년 차 약 79.3만 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분기점은 3년 차 이후의 확장 구간이다. 1~2년 차가 초기 노선 안착 여부를 타진하는 시험적 수요 검증 단계라면, 3년 차의 연간 방문객 30만 명 돌파 시점은 양양공항이 단순한 단기 이벤트성 전세기 운영지를 넘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인바운드 수요를 끊임없이 창출하는 '자생적 허브(Hub)' 단계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이어 5년 차에 예상되는 연간 약 79만 명의 인바운드 관광객 규모는 앞서 강조했듯 현재 강원 동해안권 상주인구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압도적인 수치로, 외부 방문객의 대량 유입이 지역 경제의 소비 패러다임을 완전히 재편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일본의 세토우치(Setouchi) 내해를 중심으로 형성된 해안 관광권인 ‘세토우치 관광권’의 연평균 외국인 관광객 숙박 규모가 약 60만 숙박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일본 정부관광국 통계 기준), 본 시나리오에서 가정한 연간 약 79만 명의 인바운드 관광객 유입 규모는 동북아 주요 지역 관광권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이는 단일 공항을 거점으로 형성되는 관광 수요만으로도 강원 동해안권의 체류형 관광 시장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견인할 잠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거대한 추정치조차도 항공기 평균 탑승률을 최소 손익분기점(BEP) 수준인 단 70%로 가정한 지극히 보수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한 결과값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만약 무비자 정책의 시너지와 강원도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노선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거나, 허브 앤 스포크 체계가 고도화되어 관광객의 강원도 체류 기간이 연장될 경우, 항공기 탑승률은 90%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며 실제 강원도가 누리게 될 외국인 입국 규모와 소비액은 본 보고서가 제시한 추정치의 2배를 상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역 소비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산업연관분석 모델 적용)

 

국적별 1인당 평균 지역 소비액(표2)과 연차별 외래관광객 수(표3)를 곱하여 산출하면, 양양공항을 통한 외래관광객 유입이 강원 지역 내에서 매년 얼마만큼의 '직접 현금 소비'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지 그 규모를 도출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양양 및 강원 지역 상권에 유입되는 연간 총 지역 직접 소비액은 1년 차 약 2,073억 원, 2년 차 약 3,372억 원, 3년 차 약 5,417억 원, 4년 차 약 8,705억 원, 5년 차에는 무려 약 1.2조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며, 5년 누적 기준으로는 약 3.2조 원에 달하는 현금이 지역 경제에 직접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외항사 신규 취항으로 촉발된 이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직접 소비가 강원도 경제 전반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치는지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거시경제 분석 기법인 산업연관분석(Input-output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산업연관분석은 경제 파급효과 산출을 위해 한국은행이 국가 공식 통계로 발표하는 생산자가격 기준 '투입산출표'와 '고용표'를 활용하여, 특정 산업(관광업)의 최종 수요 증가가 후방의 다른 연관 산업(농수산물 공급, 건설, 운수, 서비스 등)으로 어떻게 파급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분석하는 대표적인 경제분석 모형이다.   

 

특히 본 분석에서는 단순히 국가 단위 산업연관표를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원도 지역경제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지역산업연관표'를 활용하였다. 지역산업연관표는 특정 지역의 산업 구조와 지역 내·외 거래 관계를 반영하여 경제 파급효과를 산출하는 통계로, 관광객 소비가 강원도 지역 내부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확산되는지를 보다 현실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양양공항 활성화로 기대되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강원도 지역경제 내부에서 얼마나 큰 생산, 소득, 고용 파급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본 분석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식당, 호텔 등에 지출한 3.2조 원의 지역 소비액을 '최종수요 증가'로 간주하고, 강원권 관광 관련 산업의 각 유발계수(생산유발계수, 부가가치유발계수, 취업유발계수)를 대입하여 지역경제에 미치는 간접적이고 유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모두 합산 추정하였다.   

 

  • 생산유발효과(Production Inducement Effect): 외국인 관광객의 식음료 및 숙박 지출이 식자재 업체, 세탁 업체 등의 매출을 연쇄적으로 증가시켜 강원도 전 산업의 총생산액을 증대시키는 효과다. 분석 결과, 이 효과는 5년 누적 기준 약 3.9조 원이라는 막대한 생산 유발을 달성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 부가가치유발효과(Value-added Inducement Effect): 최종수요 변동이 국내 생산을 자극하여 기업의 영업이익, 근로자의 임금 등 실질적인 순수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효과다. 이 수치 역시 5년 누적 약 1.8조 원 규모의 실질적인 지역 소득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취업유발효과(Employment Inducement Effect): 소비 증가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취업유발효과는 1년 차 3,625명에서 3년 차 9,420명, 그리고 5년 차에는 20,512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압도적인 일자리 지표는 단순히 특정 항공사가 직접 채용하는 지상직 직원의 규모를 뜻하는 좁은 의미가 아니다. 공항 활성화로 인해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 속초, 강릉, 양양 등 허브와 스포크 지역 전반에 걸쳐 호텔리어, 렌터카 직원, 식당 종업원, 레저 강사 등 지역 상권 생태계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되는 '총 파급효과'를 의미한다. 청년층이 양질의 서비스업 일자리 부족으로 수도권으로 대거 유출되는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5년 안에 지역 사회에 2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은 '외항사를 통한 글로벌 인바운드 관광 유치' 외에는 단언컨대 존재하지 않는다.

 

종합하면, 양양공항 외항사 유치 전략은 단순한 비행기 한 대의 이착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직접 소비'라는 마중물을 매개로 지역 내 자생적인 생산,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청년 취업과 고용 창출로 끝없이 선순환되는 강력한 경제 발전기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특히 3년 차 이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경제효과가 가속화되는 선순환 증폭 구조를 감안할 때, 정부와 지자체의 공항 활성화 정책은 단 1년 만에 성과를 재단하는 단견에서 벗어나, 최소 3~5년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접근해야 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양양공항의 비상과 지역소멸 방어를 위한 정책적 제언

 

본 분석을 통해 양양국제공항에 외항사가 취항할 경우 강원도라는 거대한 경제권이 얻게 될 경제적 파급효과가 분명히 밝혀졌다. 그러나 항공편이 양양 활주로에 닿았다고 해서 이 효과가 저절로 지역 경제의 실질적 수익으로 직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항공 노선 유치는 성공의 '마침표'가 아니라 지난한 과정의 '출발점'일 뿐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외국인 관광객들이 양양에 발이 묶이지 않고 강원도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소비를 창출하고, 만족하며 본국으로 돌아가 다시 한국을 찾게 만드는 '정교하고도 유기적인 관광 수용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수도권 중심의 기형적인 관광 지형 문제를 해소하고, 강원 관광권을 양양공항 중심의 진정한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관광 권역으로 완성하기 위해, 본 연구는 중앙정부, 강원특별자치도, 해당 지자체, 한국관광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정책 당국에 다음 네 가지 핵심 정책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외항사 유치를 위한 가장 파격적인 인센티브 시스템과 지상조업(Ground Handling) 공공 지원망의 구축이다. 현실적으로 취항 초기 인지도 부족과 탑승률 미달이라는 막대한 재무적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외항사들이 스스로 지방 공항의 문을 두드릴 이유는 없다. 일본의 성공 사례를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한다. 일본은 국토교통성 주도로 방일 외국인 유치 공항을 지정하여 국제선 착륙료와 공항 시설 사용료를 3년간 최대 100% 면제해 주고, 수요가 미달할 경우 항공사 손실을 보전해 주는 파격적인 매칭 펀드(Matching Fund)를 운영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력 문제다. 현재 대부분의 지방 공항은 외항사가 들어오고 싶어도 수하물을 처리하고 비행기를 정비할 '지상조업' 인력 자체가 없어 취항이 무산되는 구조적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일본과 같이 국가(한국공항공사)나 지자체가 나서서 공공 예산으로 지상 조업사(Handling Agent) 풀(Pool)을 구성하거나, 외항사의 조업 비용을 파격적으로 보전해 주는 직접적인 조치가 선행되어야만 양양공항의 잠긴 문을 열 수 있다. 또한 외항사 유치에 있어서 한국공항공사와 지자체의 협력 관계는 절대적이다. 해외 항공사와 폭넓은 네트워크가 형성된 한국공항공사는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여 외항사 유치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키 플레이어(Key Player)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허브(양양공항)와 스포크(강원권 명소)를 거미줄처럼 잇는 'K-트래블 셔틀' 및 통합 모빌리티 망의 전면 확충이다. 아무리 많은 외국인이 양양공항에 내려도, 언어 장벽 속에서 이들이 대중교통 없이 렌터카 또는 택시만으로 강원도를 여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허브와 스포크로의 원활한 수요 확산을 위해서는 물리적인 교통 연계가 완벽하게 갖추어져야 한다.

 

양양공항에 입국하는 즉시 속초 항만,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강릉 커피거리, DMZ 관광지, 통일전망대 등 핵심 허브와 스포크로 직행하는 '셔틀버스' 노선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신설해야 한다. 나아가 KTX 강릉선 등 기존 철도망과 공항버스를 스마트폰 앱 하나로 예약·결제할 수 있는 '강원형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 도비 예산을 투입하여, 외래 관광객들이 겪을 이동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또한 삼척, 동해, 춘천 등 다양한 지역과 연계되는 교통망 역시 관광 수요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인바운드 유치의 핵심 전략인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의 제도화와 대상 국가의 점진적 확대다. 현재 강원특별자치도가 2025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했다가 현재까지 연장하여 운영 중인 아시아 4개국(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대상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는 전 세계 항공사들의 취항 동기를 자극하는 가장 위력적인 유인책이다. 직항편 이용 시 비자가 면제된다는 사실은 동남아시아 중산층 관광객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하지만 매년 정부 부처의 동향을 살피며 1년 단위로 제도를 연장하는 현재의 불안정한 행정 구조로는, 해외 항공사 및 글로벌 여행사가 수년 단위의 장기(Long-term) 정기 노선 계약을 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무부와 강원특별자치도는 이 제도의 성과를 투명하게 입증하고 이탈자 방지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여, 양양공항 무사증 제도를 한시적 특례가 아닌 항구적 법제화 단계로 격상시켜야 한다. 또한, 무비자 대상국을 중화권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로 확대하는 전향적인 외교적 승부수가 필요하다. 

 

넷째, 개별 시·군 이기주의를 타파한 '초광역 지역관광추진조직(Mega-Regional DMO)'의 출범과 단일 글로벌 브랜딩이다. 외항사 유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공항 흑자가 아니라, 스포크(Spoke) 전체에 혜택을 확산하는 지역 소비 생태계의 완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속초, 강릉, 양양 등 각 기초지자체가 파편화되어 개별적으로 해외 마케팅에 예산을 낭비하는 분절된 행정 단위 중심의 운영을 탈피해야 한다. 일본 7개 현이 철저히 연대하여 성공시킨 '세토우치(Setouchi) DMO'의 사례를 강원 관광 권역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주도하여 영동과 영서, 동해안의 핵심 관광 시·군을 하나로 묶어내는 강력한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인 '강원-동해안 통합 DMO'의 출범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단일화된 브랜드를 바탕으로 K-드라마 촬영지 투어, 서핑 액티비티, 로컬푸드 미식 기행, 동계 스포츠 및 웰니스 등 강원도의 모든 관광 자산을 하나의 압도적인 패키지로 묶어내어 글로벌 시장에 세일즈(Sales)할 때, 비로소 양양공항은 아시아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동북아의 핵심 거점으로 진화할 것이다.

 

결언: 지역공항이 살아야, 한국관광이 산다 

 

본 연구의 경제 실증 분석은 양양국제공항에 외항사 정기노선을 유치하는 것이 쇠락하는 지방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대단히 효과적인 방안임을 증명했다. 단지 보수적인 추정만으로도 향후 5년간 3.9조 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와 2만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이 획기적인 지표는,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고 인구 절벽의 위기 속에서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강원도와 지역 공동체에 가장 신속하고 강력하게 작용하는 심폐소생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 지방 공항 활성화의 문제는 단순히 적자 인프라를 무리하게 운영하느냐 마느냐의 지엽적인 토목 행정 차원으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이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방문하는 대규모 외래 관광객의 물결을, 포화 상태인 수도권에서 메말라 가는 지방의 대지로 직접 수혈하는 '국가 생존형 인바운드 전략'의 최전선이다. 이러한 막중한 시대적 맥락에서,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첫 노선을 그려 나가는 양양국제공항이야말로 외항사 유치와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라는 글로벌 관광 특화 모델을 성공적으로 결합할 대한민국 최적의 시험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아울러 김해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 무안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역시 지방의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외항사 유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26년, 인바운드 외래관광객 2,000만 명을 넘어 대망의 3,000만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 관광의 구조적 모순은 이미 그 임계점을 지났다.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80%에 가까운 인원이 서울과 수도권의 한정된 공간에만 머물도록 방치한다면, 한국 관광은 점차 매력을 잃고 성장의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수백만의 외래 관광객이 수도권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방의 관문으로 들어와 지역에 소비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물꼬를 트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소비 인구' 증대와 지방 소멸 위기의 극복은 점점 도달하기 요원한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멈춰 선 유령 공항의 오명을 쓰고 있는 양양국제공항의 화려한 비상과 도약은, 단순히 강원도라는 특정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는 1차원적 성과를 뛰어넘을 것이다. 그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전체가 수도권 중심주의라는 껍질을 깨고, 전 국토가 글로벌 관광객의 활기로 가득 찬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관광 대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전략적인 디딤돌이다.

 

이제 국가와 지자체는 공항을 여객이 오가는 교통 거점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탈피해야 한다. 관광이라는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의 결실이 화려한 서울의 대형 상권을 넘어,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강원도 지방 골목 상권과 소상공인의 수익으로 온전히 환원될 수 있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을 짓누르던 지역 불균형과 지방 소멸이라는 시대적 숙제가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본 내용 인용시 “최규완, 장수청, 서대철, 이관영 (2026). 지방공항의 외항사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 양양국제공항 사례분석,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 38.”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