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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olja Research in media

[보도자료] K-의료관광, 급성장했지만 제도는 ‘따로따로’

등록일
2026.10.01

K-의료관광, 급성장했지만 제도는 ‘따로따로’

 “광고·플랫폼·세제, 관광객 여정 따라 연결해야 지속 성장”

 

온라인 의료광고, 외국인환자 유치 주체의 범위, 미용 의료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 등 흩어진 제도를 관광객의 여정에 맞춰 정비해야 K-의료관광이 인바운드 고부가가치화의 전략축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방한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은 2019년보다 줄었다. 반면 외국인환자는 1인당 소비가 일반 관광객의 2.5배에 달하고, 이 소비의 61.7%가 숙박·쇼핑·식음 등 병원 밖에서 발생해 의료관광은 인바운드 고부가가치화의 유력한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됐다.

여행·관광 산업 전문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원장 장수청)는 「고부가가치 인바운드의 앵커, K-의료관광: 관광객 여정 중심의 제도 정비 과제」 보고서에서 의료를 체류와 소비를 함께 붙잡는 인바운드의 ‘앵커(anchor)’로 규정했다. 또 서로 다른 시기와 목적에 따라 설계된 제도들이 관광객 여정에서 어긋나 있다며, 규제의 일괄 완화가 아니라 의료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지키면서 ‘무엇을 어디까지 허용하는지’의 기준을 명확히 해 제도를 여정 순서대로 다시 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환자 2년 새 3배…지출의 약 62%는 병원 밖에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방한객은 1,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1,185달러에서 2025년 1,156달러로 줄어 일본(1,501달러)의 77% 수준에 머물렀다. 원화 약세는 방한 수요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한편 같은 원화 소비의 달러 환산액을 낮추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반면 방한 외국인환자는 2023년 61만 명에서 2025년 201만 명으로 2년 새 세 배 넘게 늘었다. 2024년 기준 1인당 소비액은 399만 원으로 일반 관광객(160만 원)의 2.5배였고, 의료업종 지출은 38.3%, 숙박·쇼핑·식음료·교통 등 병원 밖 지출은 61.7%였다. 2024년 기준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전체 외국인환자의 68%를 차지한다. 피부·성형 중심의 외래 시술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의 특성은 관광 일정과의 결합을 용이하게 하며, 병원 밖 지출이 큰 배경 중 하나다. 의료관광객 가운데 한국을 4회 이상 방문한 비중도 38.6%에 달해 반복 방문 시장의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관영 야놀자리서치 부연구위원은 “지출의 상당 부분이 병원 밖에서 발생한다는 것은 의료관광의 확대가 보건 부문의 성과를 넘어 인바운드 관광 전반의 부가가치 확대로 이어진다는 의미”라며 “1인당 지출이 정체된 시장에서 평균을 끌어올릴 잠재력이 큰 세그먼트”라고 설명했다.

 

[그림1] 외국인환자 수 추이 및 1인당 지출 구성

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야놀자리서치 분석

 

온라인 광고·여행 플랫폼·부가세…의료관광 ‘세 길목’ 다시 잇자

보고서는 의료가 앵커로 작동하려면 한국 의료가 해외 수요자에게 알려지는 ‘인지’, 관심이 예약과 여행 일정으로 묶이는 ‘연결’, 첫 방문과 재방문이 쌓이는 ‘저변 확대’의 세 단계에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인지 단계에서는 외국인환자가 출국 전 온라인에서 병원을 비교하지만, 외국어 의료광고 특례가 공항·면세점 등 물리적 장소에 한정돼 외국어 홈페이지나 해외 대상 SNS에는 별도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치료경험담이나 시술 전후 사진 활용이 제한된다. 반면 싱가포르 마운트엘리자베스, 태국 범룽랏 등은 홈페이지에 환자 후기를 공개한다. 싱가포르는 전후 사진을 금지하고 태국은 의료광고 사전승인을 요구할 만큼 규제가 엄격하지만, 허용 범위를 조문과 지침으로 명확히 정해 두었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한국은 의료 수준과 가격 경쟁력, K-컬처가 만든 인지도를 두루 갖춘 드문 의료관광 목적지”라며 “이러한 강점이 해외 수요자의 선택으로 이어지려면 의료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바탕으로 무엇을 알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온라인상 외국인 대상 의료광고의 규율 및 허용 범위

구분

한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태국

말레이시아

치료경험담

제한

허용

(무상·미수정 등 4요건 충족 시)

허용

(해외 타겟 채널, 환자 동의 등)

허용

(사전승인)

허용 (시설·응대 후기만)

시술 전후 사진

제한

제한

허용

(동일 조건 촬영 등)

허용

(사전승인)

제한

할인·

프로모션

제한

제한

허용

(해외 타겟 채널 한정)

허용

(사전승인)

허용

출처: 야놀자리서치

 

연결 단계에서는 여행자보험을 취급해 보험대리점으로 등록된 일부 여행 플랫폼이 외국인환자 유치 주체로 참여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 「의료법」 제27조제4항은 2009년 보험회사의 의료시장 진입을 제한하기 위해 보험대리점 등의 외국인환자 유치를 금지했지만, 2018년 여행자보험 판매가 허용되면서 일부 여행 플랫폼까지 유치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어 행정해석만으로 해소하기 어렵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 판촉 행사에는 Klook·Trip.com 등 해외 플랫폼이 참여한 반면, 여행자보험을 취급하는 국내 대형 플랫폼은 참가 명단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저변 확대 단계에서는 외국인의 피부·성형 시술에 적용되던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가 2025년 말 일몰된 점이 쟁점이다. 2026년 상반기 외국인의 의료업종 카드당 평균 지출은 30.1% 증가했지만 이용 카드 수는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카드 수를 이용자 규모의 대리지표로 보면 의료지출은 늘었지만 이용자 저변은 정체된 양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환율과 기저효과 등 다른 요인의 영향도 있어 이를 환급 특례 종료의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제도 시행 10년간 환급 건수가 3만여 건에서 172만 건으로 50배 넘게 늘어난 반면 건당 환급액은 23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낮아진 점에 주목했다. 환급 특례가 비교적 가벼운 미용 시술을 찾는 가격에 민감한 외국인의 방문 문턱을 낮춰 왔을 가능성과 함께, 환급 신고를 통한 거래 양성화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흩어진 의료관광 제도…‘하나의 여정’으로 엮어야

보고서는 2026년을 제도 정비의 적기로 봤다. 법무부의 의료관광 비자 개선, 문화체육관광부의 치유관광산업법 시행, 보건복지부의 비대면 진료 근거 마련에 이어 유치 주체 조항(의료법)과 환급 특례(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됐다.

그러나 관련 변화가 부처와 제도별로 분산돼 있고, 외국인 대상 온라인 의료광고의 별도 판단 기준은 여전히 미비하다. 이에 보고서는 ▲외국인 대상 온라인 의료광고 기준 성문화 ▲유치 주체 조항 정비와 플랫폼 노출·수수료 투명성 기준 마련 ▲병원 밖 소비와 세수까지 포함한 환급 특례의 재정효과 재검토 ▲여행업·유치사업·치유관광 자격 체계 연계 ▲체류일수·재방문율 등 여정 단위 성과지표 구축을 제안했다. 모든 과제에는 정보 검증, 사고 대응, 사후관리 등 신뢰와 안전 장치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미국 퍼듀대 교수)은 "경쟁국은 규제를 푼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디까지 허용하는지를 명확히 정해 두었다. 한국도 의료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지키면서 온라인 광고와 유치 주체 등 핵심 영역에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관광의 성과도 환자 수와 진료비뿐 아니라 체류일수·재방문율·지역 소비까지 여정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흩어진 제도를 하나의 관광객 여정으로 연결하고 이를 K-의료관광의 실질적 경쟁력으로 전환할 적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