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원장 장수청)는 2월 24일 발표한 「2025년 한국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총 1,893.7만 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수지는 107억 달러 적자로 3년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바운드 관광객의 양적 성장이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1,750.3만 명)을 8.2%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 시장이 2019년 수준을 넘어서며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미주(+45.8%)와 유럽(+15.3%) 등 원거리 시장도 폭발적으로 약진하며 한국 인바운드 시장이 글로벌 다변화라는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었다.
관광객 수 증가에 힘입어 2025년 총 관광수입은 218.9억 달러로 2019년 대비 5.5% 증가했으나 1인당 지출액은 1,155.8 달러로 2019년의 1,185.2 달러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는 1인당 수익성 저하의 주요 요인으로 과거 단체 관광객의 '대량 쇼핑'에 의존하던 면세점 수익 모델의 부진을 지목했다. 외국인 면세점 이용객과 1인당 매출액이 모두 감소하며 총매출이 2019년 178.4억 달러에서 2025년 65.6억 달러 규모로 급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체류 시간이 짧아 소비 규모가 작은 크루즈 관광객이 2019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점도 평균 지출액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1인당 지출액이 2019년 동기 대비 반등의 기미를 보였으며, 특히 의료 관광 소비액이 2019년 대비 5.3배 폭발적으로 성장한 약 2조 796억 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의료관광과 같은 '현지 밀착형 하이엔드 경험재'가 기존 면세 쇼핑의 부진을 상쇄하고 1인당 지출액 반등을 이끄는 새로운 핵심 동력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인 해외여행객 역시 2025년 총 2,955.0만 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며 해외여행 일상화 국면에 진입했다. 고물가 속 항공권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국가를 선택하는 '실속형 여행'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일본 방문객이 2019년 대비 69.4% 급증한 946만 명에 달하는 등 ‘초근거리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미국(-28.3%), 필리핀(-32.3%) 등 주요 목적지는 2019년 실적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크게 위축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관광 지출 측면에서는 역대 최다 출국자 수에 1인당 지출액 증가가 맞물리며 해외 소비 총액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9년 1,019.0달러 수준이던 1인당 지출액은 2025년 1,104.8달러로 높아졌으며, 고환율 여파가 더해져 원화 기준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이는 이동 비용에서 절약한 예산을 현지 미식과 쇼핑 경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여행객의 '가치 소비' 패턴이 반영된 결과다. 그 결과 2025년 총 관광 지출액은 326.5억 달러를 기록했다.

양방향 관광객 수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2025년 관광수지는 107.6억 달러로 3년 연속 100억 달러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인바운드 객단가 하락과 아웃바운드 지출 팽창이라는 상반된 소비 구조가 맞물려 적자를 심화시킨 결과다. 단순한 외형적 방한객 유치 확대를 넘어 인바운드 관광의 수익성을 높이는 질적 전환이 시급히 동반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만성적 적자와 구조적 불균형이 완전히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발 한일령 여파로 방일 중국인 급감, 한국 관광수지 개선의 기회
한편 보고서는 2025년 11월 불거진 중·일 외교 갈등이 한국 관광 시장의 불균형을 개선할 전략적 변수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 여파로 12월 방일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45.3% 폭락했고 , 이탈 수요가 즉각 전이되지 않아 중국 전체 해외여행 수요마저 둔화했다. 이런 위축 속에서도 12월 방한 중국인 수가 방일 규모를 앞지르며 한국이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대체지 전환 시차를 고려하면, 일본 이탈 수요의 한국 유입 효과는 2026년 2월 춘절 연휴가 포함된 1분기 실적에서 더욱 명확해질 것 ”이라며, “지출 규모가 큰 중국인 수요 유입이 확인된다면 하락한 1인당 지출액을 끌어올려 관광수지 적자 개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 전문은 야놀자리서치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