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호텔은 '급락', 중저가 숙소는 '선전'…'25년 2분기 숙박업, 양극화 심화
야놀자리서치, 해외여행객 대상 인식 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
2025년 2분기, 국내 숙박업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5성급 호텔을 비롯한 고급 숙박시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반면, 모텔과 펜션 등 중저가 숙소는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리서치(원장 장수청)가 NOL(구, 야놀자플랫폼), AirDNA 데이터 및 자체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8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국내 숙박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5성급 호텔의 객실당 판매 매출(RevPAR)은 전년 동기 대비 23.0% 급락하며 모든 숙소 유형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리조트 역시 RevPAR이 19.3%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객실 점유율(OCC)이 5성급 호텔과 리조트에서 각각 19.8%, 19.9%씩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고급 숙소에 대한 수요 위축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3성급(-14.3%)과 4성급 호텔(-8.5%)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RevPAR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 불황 속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중저가 숙소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펜션의 RevPAR은 전년 대비 2.5% 상승했으며, 모텔도 0.8% 증가하며 제한적이나마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숙소유형별 2024년 2분기 대비 2025년 2분기 ADR/OCC/RevPAR 변화율
출처: 야놀자리서치
계절 효과에 힘입어 1분기 대비 반등… 5성급 호텔 RevPAR 48.9% 급등
한편,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종료와 봄철 여행 수요 회복의 영향으로 2분기 숙박업 전반에 실적 반등이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모든 숙소 유형에서 RevPAR이 상승한 가운데, 5성급 호텔은 OCC(객실 점유율)가 35.7% 오르고 RevPAR이 무려 48.9% 급등하며 가장 큰 폭의 회복세를 기록했다.
3~4성급 호텔 역시 RevPAR이 각각 22.2%, 20.9% 상승하며 회복 흐름에 동참했다. 모텔(7.3%), 펜션(2.4%), 공유숙박(11.8%) 등 중저가 숙소도 ADR(객실 평균 요금) 상승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숙소유형별 2025년 1분기 대비 2025년 2분기 ADR/OCC/RevPAR 변화율
출처: 야놀자리서치
3분기 숙박업 전망, 소비심리 개선 및 성수기 효과로 실적 상승 기대
야놀자리서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3분기에도 숙박업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 부문의 ADR(평균 객실 단가) 전망지수는 111.7, OCC(객실 점유율) 전망지수는 110.4를 기록하며 성장 기준선인 100을 모두 상회했다. 이는 호텔 산업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됨을 시사한다.
모텔 부문 역시 ADR 전망지수 106.1, OCC 전망지수 114.4를 기록하며,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국내 여행 수요 회복세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여행비 지출 항목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3월 91에서 6월 99까지 꾸준히 상승해, 소비자의 여행 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해외여행객 722명 설문…"새로운 경험과 가성비 때문에 해외로"
야놀자리서치는 이번 실적 악화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1년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7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해외여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일상 탈출의 느낌이 더 강해서’(5.6점/7점 만점)와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것이 더 흥미로워서’(5.5점)였다. ‘숙박·음식 등을 고려했을 때 해외여행의 가성비가 더 좋다’(4.8점)는 응답도 상위권에 오르며, 비용 문제가 주요 결정 요인임이 드러났다.
해외여행 선택의 핵심 요인(7점 척도 평균점수 기준)
출처: 야놀자리서치
국내여행 전환 의향 대비 낮은 지불 의향 보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다음 여행으로 국내여행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국내여행에 대한 지불 의향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응답자의 70% 이상이 “국내여행에는 해외여행 예산의 70% 이하만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해외여행과 동일한 예산을 국내여행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여행으로의 전환 의향은 높지만, 실제 지출하려는 예산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여행 대체 의향(%) 해외여행 예산 대비 국내여행 지출의향(%)
출처: 야놀자리서치
국내 관광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응답자의 66%가 ‘숙박시설 가격’을 꼽았다. 특히 이 비율은 30대에서 76%까지 치솟아, 경제 활동의 중심 세대가 느끼는 가격 부담이 상당함을 시사했다. 이 외에도 ▲식음료 가격(41%) ▲볼거리 부족(32%) ▲과도한 상업화(30%) 등이 개선점으로 지적되었다.
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에 기대하는 다채로운 경험과 가격 경쟁력을 국내에서도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을 넘어, 숙박의 품질을 높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국내 고급 숙소 시장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관광지에 바라는 개선사항(복수응답, 단위: %)
출처: 야놀자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