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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2 중국 관광객이 경험한 서울·부산: 아시아 주요 도시와 경험 구조 비교 평가

중국 관광객이 경험한 서울·부산: 아시아 주요 도시와 경험 구조 비교 평가

 

안예진 /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장수청 / 야놀자리서치 원장,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 / [email protected]  
최규완 /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장 / [email protected]
 

 

전 세계 관광 지형에서 중국인 아웃바운드 시장의 영향력은 이제 외면할 수 없는 상수가 되었다. 중국관광연구원(CTA)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인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는 약 1억 4,60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약 1억 5,500만 명)의 94%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국경을 넘는 여행객 수가 다시 늘어났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수년간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본격적으로 분출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방식, 목적지 선택 기준, 그리고 여행 경험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요의 질적 전환이다. 과거의 관광이 유명 랜드마크 방문과 쇼핑 중심의 ‘무엇을 보느냐’에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무엇을 경험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집중하는 ‘개인화된 경험 소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마스터카드와 트립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여행 소비는 전통적인 관람에서 교통, 엔터테인먼트, 현지 체험 등 생활 밀착형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여행 플랫폼 페이주(Fliggy) 역시 2025년 해외여행 경험 상품 주문량이 전 분야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인 아웃바운드 시장이 양적 회복을 넘어 경험의 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은 동북아 관광 시장의 지형 변화와 맞물리며 한국 방문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일본 대상 교류 제한 조치('한일령') 시행 이후, 방일 수요의 일정 부분이 한국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관광에 단기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반사이익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지금의 상황은 한국 관광이 본질적 경쟁력을 검증받는 시험대와 같다. 한국이 단순히 '일본의 대체재'에 머문다면, 외부 환경 변화 시 수요는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지정학적 변수가 아닌 내부 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한국이 일시적 대안이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이 스스로 선택하고 '다시 찾고 싶은 목적지'로 인식될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 관광은 보다 냉정한 질문과 마주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서울과 부산은 실제로 어떤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가? 중국인 관광객은 서울의 무엇에서 매력을 느끼고, 부산의 어떤 경험을 차별적으로 평가하는가? 우리 스스로가 강점이라고 믿어 온 특징들이 실제 중국인 관광객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기회는 일시적 수요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서울과 부산은 한국 인바운드 관광의 핵심 축이다. 두 도시는 한국 관광을 대표하지만, 그 매력의 성격은 서로 다르다. 서울이 K-컬처, 쇼핑, 미식, 도시적 역동성을 중심으로 한국 관광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도시라면, 부산은 해양 경관, 지역 음식, 여유로운 도시 분위기, 그리고 항구도시 특유의 개방성을 통해 서울과는 다른 경험 가치를 제공한다. 따라서 중국인 관광객이 두 도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한국 관광의 도시별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이 두 도시의 매력은 국내적 기준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중국인 관광객의 선택지는 한국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도쿄, 오사카, 방콕, 싱가포르, 하노이 등 아시아 주요 관광도시들은 모두 중국인 관광객을 두고 경쟁하는 목적지이다. 따라서 서울과 부산의 관광 매력은 절대적 수준의 평가를 넘어, 이들 도시와 비교했을 때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떤 항목에서 우위를 점하는지,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보완이 필요한지를 함께 검증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 관광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요소들이 실제 중국인 관광객의 평가에서도 경쟁우위로 확인되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즉, 한국의 최대 인바운드 시장인 중국인 관광객의 시각에서 서울과 부산이 실제 방문 경험 속에서 어떤 가치로 인식되고 있는지, 그리고 아시아 주요 관광도시들과의 비교 속에서 어떠한 상대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하고자 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도시 매력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인 관광객이 높게 평가하는 가치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점을 파악하여 지속 가능한 인바운드 경쟁력을 구축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단기적 수요 증가에 낙관하기보다, 이를 장기적 충성도와 재방문으로 전환할 정밀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본 연구의 핵심 과제이다.

 

아시아 주요 관광 도시 간 경쟁 지형

중국인 아웃바운드 관광 시장은 단일 국가 기준 세계 최대의 배후 수요를 보유한 핵심 전략 시장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4년 중국인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는 1억 4,600만 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약적으로 근접했다. 주목할 점은 동남아 및 동북아 등 단거리 목적지가 전체 수요의 중추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단순한 양적 회복을 넘어, 아시아 역내 관광도시 간의 점유율 경쟁을 본격적인 '제로섬(Zero-sum)' 국면으로 전환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쟁 지형 속에서, 앞서 언급한 '한일령' 시행의 영향은 한국의 대중국 관광 수치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2025년 12월 방한 중국인 수는 39.4만 명으로 방일 중국인 수 33.0만 명을 처음으로 앞질렀으며,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점유율은 2025년 11월 23.7%를 저점으로 2026년 2월 35.3%까지 상승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인 30% 내외 궤도에 재진입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의 위상 변화는 큰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 2024년 기준 한국은 일본과 태국에 이어 아시아 주요 목적지 중 중상위권에 머물렀으나, 2025년에는 전년 대비 가파른 성장세로 548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여 태국과 베트남을 앞질렀다. 특히 정치·경제적 특수성이 강한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할 경우, 한국은 일본에 이어 실질적인 아시아 경쟁군 내 'Top 2'의 위치를 확보했다. 이는 한국이 동북아 내 2순위 목적지에서 벗어나, 일본,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들과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두고 직접 경합하는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순위 상승을 한국 관광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로 단정 짓기에는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일본은 2025년 말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12월 중국인 입국자가 전년 동월 대비 약 45% 급감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합산 기준으로는 여전히 아시아 최상위 목적지 지위를 고수했다. 즉, 2025년 한국의 약진은 일본 여행 자제 권고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며, 향후 한국 관광이 외부 변수와 무관하게 중국인들의 '우선 선택 목적지'로서 자생적 매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욱이 현대 관광의 패러다임은 국가 중심의 총량 경쟁에서 도시 단위의 경험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관광객은 이제 국가라는 추상적 대상이 아니라, 특정 도시의 거리와 브랜드,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한다. 이러한 도시 단위 경쟁(City-to-City Competition) 관점에서 서울의 포지셔닝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 항공권 플랫폼 '항려종횡'이 발표한 2024년 인기 도시 순위에서 서울은 방콕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방콕, 도쿄,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엘리트 관광 도시군'에 안착했다. 이는 서울이 K-컬처·럭셔리 쇼핑·하이엔드 뷰티·나이트라이프가 결합된 복합 경험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한 결과로 판단된다.
반면, 부산은 서울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독자적 전략을 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서울이 글로벌 트렌드와 소비의 집적지라면, 부산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의 희소성, 항구도시 특유의 개방적 정서, 풍부한 미식 자산, 그리고 국제영화제 등의 문화적 자산을 결합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 부산의 핵심 과제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서울 방문 시 곁들이는 부수적인 일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된 여행 동기를 부여하는 ‘독립적 목적지’로서 더욱 명확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또한 부산은 한국 동남권 관광의 허브로서, 경주와 거제 등 경쟁력 있는 스포크(Spoke) 도시들을 연계하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중심 관광권의 핵심 거점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초점은 국가별 순위를 넘어, 서울과 부산이 도쿄, 오사카, 방콕, 싱가포르, 하노이, 쿠알라룸푸르와 같은 주요 경쟁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중국인 여행자 관점의 경험 가치(Experience Value)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있다. 
 

중국 관광객의 시선으로 본 서울·부산의 경험 구조

분석 방법론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러다임이 ‘체험’ 중심으로 이동함에 따라, 공급자 중심의 양적 통계만으로는 이들의 실질적인 목적지 선택 동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 3억 명에 달하며, 특히 2030세대와 중산층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집약된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홍슈(Xiaohongshu, Red Book)에서 분석 대상 도시의 여행과 관련된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살펴보았다.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비상사태가 해제된 2023년 5월 이후의 수요 정상화 시점을 반영하여, 2024년부터 2025년 사이에 등록된 11,270개의 게시물과 457,014개의 문장을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분석의 이론적 틀을 구축하기 위해 『야놀자 브랜드자산 지수(야놀자리서치 인사이트 Vol.26, 2025년 4월)』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경쟁 관광도시 6곳(도쿄, 오사카, 방콕, 싱가포르, 하노이, 쿠알라룸푸르)을 비교·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 야놀자 브랜드자산 지수 평가 시 적용되었던 한국 관광의 직접적 경험을 구성하는 7개 핵심 요소(즉, 쇼핑, 음식, 자연, 레저·엔터테인먼트, 역사·전통, 콘텐츠, 미용)를 글로벌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고유명사를 포함한 정교한 키워드 사전을 구축하여 비정형 텍스트를 구조화된 데이터셋으로 전환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방문객 수의 비교를 넘어, 각 도시가 중국인 관광객의 인식 속에서 어떠한 ‘경험적 가치’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동일한 분석 척도 위에서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큰 방법론적 의의를 지닌다. 7개 핵심 경험 요소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쇼핑: 상업시설 및 소비 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험을 의미한다. 백화점, 쇼핑몰, 시장, 면세점 등 공간적 요소와 함께 브랜드, 상품(의류·화장품·기념품), 가격(할인, 가성비), 소비 행위(쇼핑, 대리구매 등)를 포괄한다. 즉, '구매 행위 중심의 관광 경험'을 정의하는 범주이다.
음식: 식음료 소비 및 미식 경험 전반을 포함한다. 식당, 길거리 음식, 카페 등 장소뿐 아니라 맛, 메뉴, 지역 특산 음식, 식사 행위(아침·점심·저녁)까지 포함한다. 단순한 섭취를 넘어 '지역 고유의 식문화 체험'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자연: 자연경관 감상과 관련된 경험을 의미한다. 공원, 해변, 산, 호수 등 물리적 자연 자원과 함께 경관 인식(아름다움, 풍경) 및 활동(등산, 산책, 일출·일몰 감상 등)이 포함된다. 즉, '자연 환경 기반의 감상·휴식 경험'으로 정의된다.
레저·엔터테인먼트: 오락, 체험, 활동 중심의 관광 경험을 포괄한다. 테마파크, 공연, 액티비티(스포츠, 어드벤처), 유흥(클럽, 노래방) 등 참여성과 즉각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요소들이 포함된다. 이는 '능동적 참여와 즐거움 중심의 체험형 관광'으로 볼 수 있다.
역사·전통: 유적지, 종교시설, 전통 건축, 문화유산 등 과거와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관광 자원을 의미한다. 박물관, 궁궐, 사원뿐 아니라 의례, 전통, 생활양식까지 포함되어 '역사성과 문화적 의미를 체험하는 관광 경험'으로 정의된다.
콘텐츠: 대중문화 및 문화산업 기반의 관광 경험을 의미한다. 영화, 드라마, 노래, 애니메이션, 게임, 전시 등 미디어·콘텐츠 소비와 관련된 요소가 포함된다. 이는 특정 장소 자체보다 '콘텐츠 IP 및 문화 소비 경험'에 기반한 관광을 설명하는 범주이다.
미용: 외모 관리 및 뷰티 서비스 소비와 관련된 경험을 의미한다. 화장품 구매, 피부관리, 성형·의료미용, 마사지, 스파 등 '자기관리 및 외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특히 한국 관광에서 중요한 '의료·뷰티 관광' 수요를 반영한 범주이다.

중국 관광객의 서울·부산 경험 구조: 경쟁 관광 도시 비교

각 도시의 관광 경험 구조는 핵심 요소별 언급 비중의 차이에 따라 뚜렷한 유형 차이를 보인다. 이는 단순한 언급량의 많고 적음을 넘어, 각 도시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의 경험 인식이 어떤 요소를 중심으로 집중되고 구조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언급 비중의 분포는 관광객이 해당 도시에서 무엇을 기대하며, 실제 현장에서 어떠한 경험 가치를 핵심적으로 소비하는지를 투영하는 동시에, 그 도시가 관광객의 기억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의미화되는가를 반영한다. 따라서 경험 요소별 언급 구조는 도시 관광 경쟁력의 표면적 인기만이 아니라, 목적지 브랜드가 관광객의 인식 속에서 형성되는 방식을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1. 서울의 매력과 경험의 축: ‘목적형 소비’ 와 ‘K-콘텐츠’

데이터 분석 결과, 서울은 쇼핑 부문의 언급 비중이 38.2%로 타 요소 대비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며, 경험의 절대적 축이 상업적 소비에 집중된 ‘고도화된 소비 목적지’로 인지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서울과 유사하게 쇼핑 비중이 43.0%로 높게 나타난 도쿄와의 질적 차이에 있다.
서울 관련 쇼핑 키워드에서는 면세점, 브랜드, 시장, 명동, 아이쇼핑, 신라, 페이백, 롯데, 힙한 브랜드, 백화점, 신세계, 현대, 광장시장, 가성비 등이 상위에 나타난다. 이러한 키워드군은 공통적으로 ‘계획된 구매’와 ‘실질적 혜택 추구’의 속성을 강하게 띤다. 즉, 중국인 관광객은 서울에서 무엇을 살 것인지, 어디에서 살 것인지, 어떤 가격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인지하고 접근한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우연히 걷다가 소비가 발생하는 도시라기보다, 특정 상품과 혜택을 기대하고 방문하는 ‘목적형 소비 도시’로 구조화되어 있다.
이 점에서 서울은 도쿄와 명확히 구별된다. 도쿄 역시 쇼핑 비중이 높지만, 그 성격은 다르다. 도쿄의 상위 키워드는 신주쿠, 시부야, 긴자,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 등 상업 지역의 고유명사에 집중된다. 이는 도쿄의 쇼핑이 특정 상품 구매보다는 상업 공간 자체를 탐색하고 향유하는 도시 경험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이 ‘무엇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목적형 소비 구조라면, 도쿄는 ‘어디를 걸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공간 탐색형 소비 구조’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현재 서울의 관광 경쟁력이 디지털 채널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상품과 가격 중심의 실질적 효용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서울의 또 다른 독보적 자산은 K-콘텐츠다. 서울의 콘텐츠 경험은 K-POP과 K-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실제로 덕질, 콘서트, 연예인 등의 키워드뿐만 아니라 SM, YG, HYBE 등 특정 기획사의 명칭이 여행 후기에서 직접 언급된다. 이는 콘텐츠 소비가 단순한 온라인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관광 행동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서울의 콘텐츠 관광은 아직 ‘팬덤 기반 방문’의 성격이 강하다. 도쿄가 콘텐츠를 특정 공간과 상품 소비로 연결하고, 오사카가 글로벌 IP를 몰입형 테마파크로 전환하는 구조와 비교할 때, 서울은 ‘IP에서 사람으로’, 도쿄는 ‘IP에서 공간과 상품으로’, 오사카는 ‘IP에서 체험 세계로’ 이동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살아 있는 K-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상시적이고 몰입감 있는 물리적 공간 경험으로 전환한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게 관찰되고 있다.

 

부산의 매력과 경험의 축: 정적 경관을 넘어선 체험형 해양 관광 도시

부산의 관광 경험 구조를 살펴보면 자연 관련 언급 비중이 38.2%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음식 23.8%, 쇼핑 16.4%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수치는 부산이 단순한 소비 중심의 대도시 관광지가 아니라, 해양 경관과 휴식, 레저, 음식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체험형 목적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객의 언어를 분석하면 해운대와 광안리, 해변, 야경 등의 ‘감상형 키워드’와 함께 요트, 해상, 스카이라인 루지, 캡슐열차, 체험 등 ‘활동형 키워드’가 동시에 등장한다. 이는 부산의 자연이 이미 ‘보는 자연’에서 ‘즐기는 자연’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관광객들이 자연을 배경 삼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소비함을 보여준다. 청사포 블루라인해변열차는 이러한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바다 위에 이동 수단과 전망, 동선을 결합하자 단순한 해변은 입체적인 관광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의 선도적 관광 도시들과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해진다. 싱가포르가 보타닉 가든과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조명, 야간 프로그램, 도시 설계를 덧입혀 자연 경험의 밀도를 높인 것처럼, 부산 역시 해양 자산에 이동, 체험, 야경, 레저를 결합함으로써 자연의 관광 가치를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쿠알라룸푸르와 하노이가 야시장, 길거리 음식, 정통 로컬 음식으로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듯, 부산은 해산물, 돼지국밥, 밀면, 시장 음식, 포장마차, 바다 전망 식당 등 지역 고유의 식문화 자산을 자연 경험과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차별적 도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비교는 부산을 단순한 해변 도시가 아니라, 해양 자연을 기반으로 한 ‘아시아형 체험 관광 도시’의 새로운 모델로 위치시킬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이 맥락에서 음식은 자연 경험의 보조적 부속물이 아니라, 부산 관광 서사를 완성하는 핵심 장치로 재해석된다. 해변을 걸은 뒤 로컬 시장을 방문하고, 야경을 감상한 뒤 포장마차와 카페를 즐기며 바다 위를 이동한 뒤 해산물로 경험을 마무리하는 동선, 이것이 부산만의 고유한 구조다. 이는 부산의 해양 자연이 단순히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 몸으로 감각하고 소비하는 참여형 콘텐츠로 소셜미디어상에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관광객의 서울·부산 경험 만족도 분석

분석 방법론

앞서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살펴본 경험 요소별 언급 비중은 관광객이 특정 도시를 어떻게 인식하고, 무엇을 기대하며, 어떤 경험을 소비하기 위해 방문하는지를 보여주는 ‘사전 이미지’이자 ‘방문 동기’이다. 그러나 이미지가 곧 만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도시가 소셜미디어상에서 매력적으로 인식된다고 해서, 실제 방문 현장에서 그 기대가 그대로 충족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광 목적지의 경쟁력은 기대를 형성하는 힘뿐 아니라, 그 기대를 실제 경험으로 구현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메뉴 사진이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실제 음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재방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듯, 관광 도시 역시 기대와 실제 경험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한 번 가볼 만한 도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본 섹션에서는 실제 방문 이후 형성되는 만족도, 즉 도시가 제안한 매력이 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실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후 평가’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플랫폼인 Ctrip에서 서울, 부산, 도쿄, 오사카, 싱가포르, 방콕, 하노이, 쿠알라룸푸르 등 8개 도시의 관광지 및 관광상품에 대해 실제 방문객이 남긴 중국어 리뷰를 수집하였다. 동일 관광지로 판단되는 항목은 하나로 통합하였고, 관광상품 역시 관련 관광지에 포함시켜 분석의 일관성을 확보하였다. 예컨대 남산공원·N서울타워·남산 케이블카는 ‘남산’으로 묶어 분석하였다. 또한 팬데믹 이후 관광 수요가 정상화된 시점을 반영하기 위해 2024년부터 2025년 사이에 등록된 리뷰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리뷰 수가 3개 미만인 관광지는 통계적 신뢰성을 고려해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도시 간 평점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 검증을 통해 실질적인 차이와 우연적 변동을 구분하였다. 최종적으로 250개 관광지에서 수집된 리뷰 18,694건이 분석에 활용되었다.
각 관광지는 야놀자리서치가 2025년 수행한 『한국 관광지 500(야놀자리서치 인사이트 Vol.34, 2025년 12월)』의 분류 방법론을 준용하여, 주된 특성에 따라 ▲자연경관 ▲역사·문화 ▲엔터테인먼트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자연경관은 산·해안·강·호수 등의 자연 요소와 도시 전경·야경을 포함하며, 경관 감상과 휴식처럼 ‘보고 머무는 경험’이 중심이 되는 자원이다. 역사·문화는 유적지, 전통 건축물, 종교 시설, 박물관, 미술관 등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이 응축된 자원으로, 학습과 탐방을 통한 ‘의미 중심의 경험’이 핵심이다. 엔터테인먼트는 테마파크, 공연, 복합 여가·상업 시설 등 오락적·상업적 목적으로 조성된 자원으로, 능동적 참여와 즉각적인 유희가 방문의 주된 동기가 된다.
이하에서는 이 세 가지 유형별로 서울과 부산이 아시아 주요 경쟁 도시들 사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각 도시의 강점과 개선 과제는 무엇인지를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중국인 체험 리뷰로 본 서울·부산 만족도: 경쟁 도시 비교

중국인 관광객의 전체 경험 만족도를 평점 기준으로 살펴보면, 8개 도시 중 부산이 4.723점으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서울은 4.676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도시 모두 중상위권에 속하지만, 통계적 유의성 검증을 거치면 보다 입체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통계 분석 결과, 부산·싱가포르·도쿄·오사카는 하위 그룹인 하노이·쿠알라룸푸르·방콕보다 유의하게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서울은 쿠알라룸푸르와 방콕보다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하노이와의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는 서울이 풍부한 관광 자원과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관광 만족도 측면에서는 최상위 클러스터와 일정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현재 서울의 핵심 과제는 관광 자원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이미 보유한 자원을 더 높은 만족도로 전환하는 경험 품질의 고도화에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부산의 결과는 다른 의미에서 주목할 만하다. 부산은 관광지 수 24개, 총 리뷰 수 1,492건으로 서울이나 도쿄, 싱가포르에 비해 양적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전체 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부산의 관광 경쟁력이 자원의 양보다 경험의 집중도와 완성도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과적으로 부산은 단순히 많은 것을 보여주는 도시라기보다, 핵심 자원을 명확한 경험 구조를 통해 관광객에게 만족스럽게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 자연경관: 바다를 가진 도시의 힘, 그러나 관건은 경험 설계다

자연경관 분야에서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 관광지를 3개 이상 보유한 도시는 5개로 압축된다. 부산은 이 중 4.687점을 기록하며 싱가포르(4.725점), 도쿄(4.713점)에 이어 만족도 3위에 올랐다. 이는 4.618점을 기록한 서울과 비교할 때 확연히 높은 수치다.

 

1-1. 부산: 해양 자원을 '경험'으로 전환한 도시

부산의 자연경관 경쟁력은 해운대, 광안리, 청사포, 송도해변으로 이어지는 독보적인 해양 자원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단순히 바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4.687점이라는 높은 만족도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해양 자원을 어떻게 보게 하고, 어떻게 이동하게 하며, 어떻게 기억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자리하고 있다.
청사포 블루라인해변열차는 바다를 정적으로 바라보는 풍경에서 달리며 통과하는 경험으로 전환했고, 엑스더스카이 전망대는 해양 도시를 높은 곳에서 조망하는 감각적 층위를 제공한다. 자연 자원이 ‘관람의 대상’에서 ‘이동과 체험의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순간, 만족도의 질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단순히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열차를 타고 이동하며 마주하는 바다는 관광객에게 전혀 다른 기억을 남긴다. 부산은 이러한 경험의 차이를 성공적으로 관광 자산으로 전환한 도시다.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따라 움직이고, 머물고, 사진으로 남기며,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구조를 만든 것이 부산 자연경관 만족도의 핵심이다.
이러한 흐름은 상위 도시들과의 비교에서도 확인된다. 싱가포르는 보타닉 가든과 내셔널 오키드 가든을 통해 정교하게 설계된 자연 속 체류 경험을 제공하고, 도쿄는 벚꽃 시즌의 공원과 도쿄타워 조망을 통해 계절감 있는 도심 자연을 구현한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단순히 원천 자연의 아름다움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을 도시적 동선, 계절성, 조망, 체류 경험과 결합해 하나의 복합적인 관광 상품으로 재구성한다. 부산 역시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해양 자연을 체험형 관광 자산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다.


1-2. 서울: 높은 인지도, 그러나 아직 미완의 자연 경험

서울은 자연경관형 관광지 수가 3개로 많지 않지만, 관광지당 평균 리뷰 수는 86.3건으로 5개 도시 중 가장 높다. 이는 청계천, 한강공원, 남산이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방문 유인을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서울의 자연경관 자원은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아직 충분히 경험화되지 못한 자원에 가깝다
특히 한강은 세계 주요 도시의 수변 공간과 비교해도 규모와 접근성 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현재의 한강 경험은 여전히 산책, 휴식, 야경 감상 등 단편적인 활동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수상 이동, 계절별 프로그램, 야간 콘텐츠, 전망 동선, 그리고 주변 상권과의 연계가 강화된다면 한강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서울의 대표적 체험형 자연 관광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남산과 청계천 역시 마찬가지다. 조망, 이동, 해설, 야간 체험과 같은 입체적인 요소를 결합할 경우 서울의 자연경관 만족도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역사·문화: 두 도시의 공통된 약점, 그러나 해법은 다르다

자체적으로 오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중국인 관광객의 시각에서 볼 때, 역사·문화 분야는 서울과 부산 모두에게 가장 뚜렷한 개선 과제로 나타난다. 8개 도시 가운데 서울은 4.588점으로 최하위, 부산은 4.615점으로 차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이 분야에서 상위를 차지한 도시는 방콕(4.763점), 하노이(4.753점), 오사카(4.728점), 도쿄(4.722점)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단순히 역사·문화 자원의 부족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특히 서울은 역사문화형 관광지 수가 10개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은, 관광 경쟁력이 단순한 자원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그 자원을 관광객이 어떻게 이해하고 체험하며 기억하도록 설계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역사·문화 관광의 핵심은 유산 그 자체보다, 그 유산을 오늘날 여행자의 감각과 경험 속에서 얼마나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가에 있다. 부산의 경우는 양적 기반 자체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동시에 일부 자원에서는 높은 가능성도 확인된다. 따라서 서울과 부산은 모두 역사·문화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하지만, 그 해법에 있어 서울은 경험 품질의 재설계가, 부산은 자원 발굴과 서사 확장이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1. 부산: 양적 부족, 그러나 고유 서사의 가능성

이번 조사 대상 여행 플랫폼인 Ctrip에 나타난 부산의 역사문화형 관광지는 단 3개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도시들이 6개에서 16개 수준의 역사·문화 자원을 보유한 것과 비교할 때, 양적 측면에서 분명히 불리한 구조다. 다만 이들 3개 관광지 가운데 해동용궁사는 4.792점이라는 매우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으며,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 역시 부산 고유의 도시사를 담아낸 공간으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소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은 항구도시이자 피란수도, 그리고 영화의 배경지라는 독자적인 역사 서사를 보유한 도시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산비탈에 터를 잡고 삶을 이어갔던 감천문화마을의 기억, 부두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이 축적된 항구의 역사, 바다와 도시가 맞닿은 공간 속에서 형성된 개방적 정서는 교토의 사찰이나 방콕의 왕궁과는 또 다른 부산만의 고유한 서사를 형성한다. 
문제는 이 서사가 아직 충분히 관광 콘텐츠로 조직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만약 부산이 해양 관광 자원에서 보여준 체험형 기획의 방식을 역사·문화 자산에도 확장해 적용할 수 있다면, 부산은 단순한 해변 관광도시를 넘어 ‘서사와 체험이 결합된 해양 역사문화도시’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다. 특히 항구와 피란수도, 영화도시라는 부산만의 기억과 정체성을 공간 경험, 스토리텔링, 야간 콘텐츠, 생활문화 체험 등과 결합할 경우, 부산의 역사·문화 관광은 지금보다 훨씬 강한 차별성과 재방문 동인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2-2. 서울: 자원은 충분하나 경험 밀도가 부족

서울은 역사·문화형 관광지를 10개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 주요 경쟁 도시들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자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평균 평점은 4.588점으로 8개 도시 중 가장 낮다. 이는 서울의 역사·문화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관광객이 기대하는 수준의 체험적·해석적 만족으로 충분히 전환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가능성은 이미 확인되어 있다. 익선동 한옥마을(4.929점), 북촌한옥마을(4.818점)은 서울의 역사문화 자원이 현대적 생활 경험과 결합할 때 매우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옥마을의 강점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에 있지 않다. 전통적 공간 안에서 걷고, 머물고, 먹고, 사진을 찍고,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도의 핵심이다. 즉, 서울 역사·문화 자원의 성공 조건은 ‘보존된 유산’이 아니라 ‘체류 가능한 생활문화 경험’에 있다.
현재 경복궁, 덕수궁 등 주요 궁궐의 평점이 평균을 낮추고 있는 구조는 관람 환경, 해설 콘텐츠, 동선 설계, 야간 프로그램, 주변 상권과의 연계 등을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한옥마을이 증명한 성공 방정식, 즉 장소에 생활의 맥락과 감각적 체험을 결합하는 방식이 궁궐과 문화재 공간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서울의 역사문화 경쟁력은 유산의 권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유산을 오늘의 여행자가 이해하고 소비할 수 있는 경험으로 번역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3. 엔터테인먼트: 부산은 1위, 서울은 견고한 상위권

앞서 살펴본 역사·문화 분야와 달리, 중국인 관광객이 평가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역사·문화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서울과 부산이 이 분야에서는 모두 상위 그룹에 진입했다. 특히 부산은 4.743점으로 8개 도시 가운데 1위를 기록하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으며, 서울 역시 4.690점으로 4위에 올라 견고한 상위권에 자리했다.
상위 5개 도시(부산, 싱가포르, 도쿄, 서울, 오사카)와 하위 3개 도시(방콕, 쿠알라룸푸르, 하노이) 간의 만족도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이는 동북아 주요 도시들이 엔터테인먼트형 관광 경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산의 1위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부산이 단순한 자연경관 도시라는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해양 자원에 전망, 이동, 레저, 그리고 복합 여가를 결합하여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확장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서울의 경우 관광지 수와 리뷰 수 모두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K-콘텐츠와 도시형 여가 자원이 결합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다만 서울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더 높은 만족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개별 관광지 중심의 소비를 넘어, K-팝, 뷰티, 야간관광, 공연, 팝업스토어, 그리고 복합문화공간을 하나의 연속적인 동선으로 묶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서울은 이러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어, 도시 규모에 걸맞은 제대로 된 대형 K-팝 전문 공연장조차 확보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결국 전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는 K-콘텐츠의 경쟁력을 우리의 대표 도시인 서울에서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풍부한 콘텐츠 자산을 보유한 서울의 향후 핵심 과제는 단순히 ‘콘텐츠의 존재’를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관광객이 실질적으로 체류하며 소비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 경험’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서울과 부산의 전략적 제언

본 연구는 두 겹의 렌즈로 서울과 부산을 들여다보는 시도였다. 하나는 소셜미디어 분석을 통해 확인한 ‘기대의 구조’이다. 이는 관광객이 두 도시에 무엇을 기대하며, 어떤 경험을 소비하기 위해 방문하는지를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실제 방문 이후 남긴 리뷰를 통해 측정한 ‘만족도의 구조’이다. 이는 그 기대가 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실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두 렌즈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서울과 부산이 안고 있는 과제 역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서울: 강력한 동인을 깊은 경험으로 전환해야

서울은 아시아 관광 도시 가운데 독보적인 흡인력을 가진 도시다. 쇼핑, K-뷰티, K-콘텐츠는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방문 동기를 형성한다. 그러나 만족도 데이터는 이 흡인력이 충분한 경험 깊이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분야 모두에서 8개 경쟁 도시 중 최하위권에 머문다는 사실은 서울이 보유한 자원과 실제 만족도 사이에 간극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서울 쇼핑의 구조를 보면 이 과제는 더욱 분명해진다. 서울의 쇼핑은 면세점, 화장품, 브랜드처럼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 출발하는 목적형 소비 구조다. 반면 도쿄는 신주쿠, 시부야, 하라주쿠처럼 ‘어디를 걸을 것인가’에서 출발하는 공간 탐색형 소비 구조를 갖는다. 이 차이는 단순한 도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내 온라인 면세 채널과 해외직구 플랫폼이 성장할수록, 상품 구매만을 목적으로 한 서울 방문 동인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상품과 가격은 디지털 채널이 대체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은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서울의 쇼핑이 단순 구매에서 경험형 소비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뷰티는 이러한 전환 가능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자산이다. 화장품 구매에 머무르지 않고, 피부 관리, 퍼스널 컬러 진단, 메이크업 클래스, 웰니스 프로그램과 결합될 때 K-뷰티는 서울을 ‘아름다움의 수도’로 포지셔닝하는 독립적인 관광 동인이 될 수 있다. K-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은 K-엔터테인먼트라는 살아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물리적 공간과 몰입형 경험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아직 제한적이다. 팬덤이 방문으로 이어지는 것을 넘어, 체류 시간 확대와 공간 소비, 반복 방문으로 연결되는 경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역사·문화와 자연경관 부문에서도 방향은 동일하다. 익선동과 북촌 한옥마을의 높은 평점은 전통 공간이 현대적 생활문화와 결합할 때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복궁과 덕수궁이 기대만큼의 만족도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원의 규모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험의 밀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복궁과 서촌, 북촌을 연결해 색다른 역사·문화적 체험 상품을 개발하고 설계함으로써 이 부분의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한강과 남산 역시 세계적 잠재력을 지닌 자원이지만, 현재는 조망과 휴식 중심의 경험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서울의 과제는 자원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유한 자원에 체류, 해설, 이동, 야간 콘텐츠, 생활문화의 층위를 더해 도시 경험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결국 서울의 전략은 하나로 수렴된다. 강력한 동인으로 불러들인 관광객을 도시 안에서 더 깊고 오래 머물게 만드는 경험 설계의 정교화가 필요하다.


부산: 높은 여행 만족도를 재방문 동기로 확장해야

중국 관광객이 평가한 부산의 현재 성과는 인상적이다. 8개 도시 전체 만족도 1위, 엔터테인먼트 만족도 1위라는 결과는 부산이 이미 중국인 관광객에게 높은 수준의 경험 만족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관광지 수가 서울의 절반 수준임에도 이러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은 부산의 경쟁력이 자원의 양이 아니라 경험의 밀도와 집중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부산을 방문한 중국인은 대부분 서울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는 관광객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도시인 서울과 부산을 비교하여 만족도를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부산의 유니크한 관광 자원이 중국 관광객을 만족시켰음은 틀림없다. 이는 서울의 관광 자원이 부족하다기보다, 부산이 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산의 관광 경험 구조는 자연경관 38.2%를 중심으로 음식 23.8%가 이를 감각적으로 완성하는 형태를 보인다. 이 수치는 단순한 선호 순위가 아니라, 부산이 관광객의 감각과 기억에 개입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해변을 걸은 뒤 로컬 시장을 방문하고, 야경을 감상한 뒤 포장마차를 즐기며, 바다 위를 이동한 뒤 해산물로 그날의 경험을 마무리하는 동선은 부산만의 체류형 관광 구조다. 부산에서 음식은 단순히 ‘무엇을 먹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의 바다를 어떻게 기억하게 하는가’의 문제이며, 자연 경험에 서사적 완결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청사포 블루라인해변열차와 엑스더스카이 전망대는 이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의 자연은 이미 ‘보는 자연’에서 ‘즐기는 자연’으로 전환되고 있다. 바다 위에 이동 수단과 전망, 감성적 동선을 결합함으로써 단순한 해변은 하나의 입체적 관광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자연을 이동, 전망, 사진, 음식, 야경과 결합하는 체험형 기획 능력이 부산 관광의 현재 강점이다.
그러나 이 높은 만족도의 기반이 해양 자원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장기적 리스크로 볼 수 있다. 역사·문화형 관광지가 3개에 그치고, 해당 분야의 만족도 역시 하위권에 머문다는 현실은 ‘한 번 다녀온 사람’을 ‘다시 찾는 사람’으로 전환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될 수 있다. 현재의 높은 만족도를 단기적 인상에 머물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양 경험 위에 인문적 깊이를 더해야 한다.
부산에는 누구도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고유한 서사가 있다. 피란민의 삶이 축적된 감천문화마을, 부두 노동자들의 기억이 남아 있는 항구, 한국 영화의 도시라는 정체성, 바다와 도시가 맞닿아 형성한 개방적 정서는 부산만의 자산이다. 해동용궁사와 감천문화마을이 이미 보여준 가능성처럼, 해양 자원에서 증명한 체험형 기획의 성공 방정식을 역사·문화 자산으로 확장하는 것이 부산의 다음 단계다. 항구와 피란수도의 흔적, 영화도시의 감성, 지역 생활문화가 관광객이 직접 걷고 보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될 때, 부산은 고만족 해양 도시를 넘어 재방문이 가능한 아시아형 체험 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더불어 역사 자원을 간직한 경주, 천혜의 자연 자원을 가진 거제, 한국의 어촌마을 통영 등과 연계해 부산을 허브로 하는 광역 관광권을 구축한다면, 부산의 역사 자원을 보완하고 자연 자원을 더욱 보강하여 이 일대가 아시아 최고의 관광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부산 연계: 한국 관광을 완성하는 두 개의 경험 축

서울과 부산을 개별 도시로 보면 각자의 과제가 보인다. 그러나 두 도시를 함께 보면 한국 관광의 더 큰 전략 방향이 드러난다. 서울과 부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구조적 상호 보완 관계다. 서울이 K-소비와 K-콘텐츠의 수도, 즉 관광객이 한국을 동경하고 소비하는 도시라면, 부산은 한국형 해양 여가의 수도, 즉 관광객이 한국을 몸으로 느끼고 기억하는 도시다. 두 도시는 같은 경험을 반복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층위의 관광 욕구를 분담한다.
오사카가 교토·나라와 연계해 광역 관광 생태계를 형성하듯, 서울과 부산도 하나의 국가 관광 루트 안에서 연결될 필요가 있다. 서울-부산 고속철도 축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한국 관광의 경험을 연결하는 전략적 루트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서울에서 K-콘텐츠와 K-뷰티를 경험하고, 부산에서 해양 경관과 지역 음식을 체험하며, 다시 서울로의 재방문 동기를 형성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한국은 단일 도시 목적지가 아니라 복수의 경험을 제공하는 관광 국가로 인식될 수 있다.
관광의 승부는 자원의 크기가 아니라 경험의 설계력에 달려 있다. 서울은 강력한 방문 동인을 깊은 체류 경험으로 전환해야 하고, 부산은 탁월한 해양 경험에 역사와 문화의 서사를 더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방향이 하나의 국가 관광 서사 안에서 연결될 때, 한국 관광은 일시적 수요 증가를 넘어 지속 가능한 인바운드 경쟁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결언: 서울·부산 관광의 경쟁력은 경험 설계에 달렸다

관광 경쟁력은 이제 단순히 자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자원을 여행자의 감각과 기억 속에 어떻게 각인시키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본 연구가 소셜미디어상의 경험 인식과 OTA 플랫폼의 실제 방문 후기를 함께 분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는 관광객이 도시에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그 기대가 현장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실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즉, 전자가 ‘방문 이전의 기대’를 보여준다면, 후자는 ‘방문 이후의 평가’를 보여준다. 두 데이터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확인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관광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도시는 더 많은 자원을 가진 도시가 아니라, 보유한 자원을 더 밀도 높은 경험으로 전환할 줄 아는 도시다.
중국인 아웃바운드 시장은 이미 양적 회복을 넘어 질적 전환의 단계에 진입했다. 여행의 기준은 ‘무엇을 보느냐’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무엇을 체험하며, 어떤 기억을 남기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동시에 아시아 관광 경쟁 역시 국가 단위의 총량 경쟁에서 도시 대 도시의 경험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서울은 강력한 방문 동인을 가진 도시다. K-쇼핑, K-뷰티, K-콘텐츠는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흡인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과제는 이러한 흡인력이 실제 체류 경험과 재방문 동기로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가에 있다. 면세점과 화장품 구매 중심의 목적형 소비는 온라인 채널과 가격 경쟁 속에서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은 쇼핑을 경험형 소비로, K-뷰티를 체험형 자기관리 관광으로, K-콘텐츠를 팬덤 방문을 넘어선 몰입형 공간 경험으로 확장해야 한다. 또한 한강, 남산, 궁궐, 한옥마을과 같은 자산에 이동, 해설, 체류, 야간 콘텐츠를 결합해 도시 전체의 경험 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서울의 핵심 과제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방문 동인을 더 깊고 오래 머무는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부산은 이미 다른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관광지 수는 서울보다 적지만, 전체 만족도와 엔터테인먼트 만족도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은 부산의 경쟁력이 자원의 양이 아니라 경험의 밀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부산의 바다는 단순한 경관이 아니라, 타고 달리고, 걷고, 먹고, 사진으로 남기며 기억하는 체험형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 청사포 블루라인해변열차, 해양 전망과 야경, 드론쇼, 시장 음식과 해산물은 부산을 단순히 ‘보는 도시’가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고 기억하는 도시’로 만든다.
그러나 부산의 다음 과제는 해양 자원에서 입증한 성공 방정식을 역사와 문화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항구도시의 기억, 피란수도의 서사,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의 도시사, 영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은 부산만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이 관광객이 직접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될 때, 부산은 단순히 만족도가 높은 해양 도시를 넘어 반복 방문과 장기 체류를 이끄는 아시아형 체험 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즉, 부산의 미래 경쟁력은 바다의 매력을 유지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역사와 문화의 깊이를 더하는 데서 완성된다. 또한 부산을 넘어 주변 도시와의 광역 관광권 조성을 통해 허브도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서울과 부산의 전략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이 한국을 동경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도시라면, 부산은 한국을 몸으로 느끼고 기억하게 만드는 도시다. 두 도시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한국 관광을 완성하는 두 개의 경험 축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K-소비와 K-콘텐츠의 흡인력이 부산의 해양 체험과 지역 서사로 이어질 때, 한국은 단일 도시 목적지가 아니라 복수의 경험을 제공하는 입체적 관광 국가로 인식될 수 있다.
자원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 한국 관광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자원을 보유했는가가 아니라, 여행자가 한국을 어떻게 경험하고 기억하며, 왜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게 만드는가를 설계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서울은 강력한 동인을 깊은 경험으로 전환해야 하고, 부산은 탁월한 해양 경험 위에 인문적 서사를 더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도시가 하나의 국가 관광 서사 안에서 연결될 때, 한국 관광은 일시적 수요 증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본 내용 인용시 “안예진, 장수청, 최규완(2026), 중국 관광객이 경험한 서울·부산: 아시아 주요 도시와 경험 구조 비교 평가,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42.”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