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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s

Vol.28 동북아 항공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본 지역공항 활성화: 외항사 유치의 가능성과 과제

동북아 항공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본 지역공항 활성화:

외항사 유치의 가능성과 과제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 연구원 / [email protected]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장 / [email protected]

 

인바운드 관광의 수도권 편중과 항공 공급망의 불균형

o 수도권 중심의 회복과 정체된 지역공항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실상 멈춰섰던 한국의 인바운드 관광은 2023년부터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 수는 총 1,750만 명이었으며, 2024년에는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의 약 93.5%를 회복한 셈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양적 회복과는 별개로, 한국 관광의 고질적인 수도권 편중 현상은 다시금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외래 관광객의 약 73%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비수도권(지방공항)을 통한 입국은 약 15.1%에 불과했다. 이는 크루즈나 항만을 통한 항구 입국 비중(11.1%)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도권 중심의 관광 흐름은 팬데믹 이전부터 지적되어 온 구조적 문제로,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인바운드 수요 회복이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는 공급 측면에서도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계를 종합해 보면, 2024년 인바운드 관광 수요의 회복은 인천공항이 상당 부분 견인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제선 여객선 공급에서 인천공항은 약 77%를 차지하며, 2019년 대비 여객편수는 0.13% 증가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반면, 김해·제주·대구·양양·무안 등 주요 지방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는 2019년 대비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팬데믹 이전부터 실적이 저조했던 청주공항만이 기저효과와 노선 확장에 힘입어 예외적인 증가세를 보였을 뿐이며, 이를 제외하면 지방공항의 국제선 회복은 부진한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인천공항으로 집중된 항공 이동량과 지방공항의 더딘 회복은 국내 항공 공급망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고착화하고 있다. 

 

 

o 국적사 중심의 공급 구조, 외항사 참여의 격차

외국인 입장에서는 자국 항공사 또는 익숙한 OTA(Online Travel Agency) 채널을 통해 한국행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을 때, 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방한 결정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항공사 또한 자국 내 유통망—자사 플랫폼, 마일리지 프로그램, 현지 여행사 등—을 활용한 현지 맞춤형 마케팅과 판촉 활동이 가능해지며, 이는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인바운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국제선 공급 구조는 기본적으로 한국 항공사(국적사) 중심의 편중된 양상을 보인다. 2024년 기준, 전체 국제선 정기편 여객기 460,336편 중 308,255편(약 66.9%)이 국적기에 의해 운항되었다. 이러한 국적사 우위의 공급 구조는 한국의 국제선 여객망이 자국민의 아웃바운드 여행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관광수입보다 관광지출이 많은 관광수지 적자국으로, 2024년 기준 2,868만 명의 해외여행객으로부터 발생한 관광지출은 264.9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1,636만 명의 외래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 관광수입은 164.5억에 그쳐, 약 100.4억 달러의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항공 공급 구조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있어, 한국 관광의 최대 교역국이자 경쟁국인 동북아 3개국—일본·중국·대만—과의 노선 구조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들 세 국가는 2024년 전체 외래 관광객의 약 56.8%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한국인의 주요 여행 목적지이기도 하다. 한국의 국제선 노선 중 상당수가 이 세 국가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해당 노선의 항공 공급 구조는 관광수지의 균형과 지역공항 활성화 전략을 진단하는 데 실질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2024년 기준, 일본·중국·대만 3개국과의 항공편 공급을 살펴보면, 공급의 양적 수준 뿐만 아니라 국적기와 외항기 간 비중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일본 노선은 전체 운항 편수가 131,349편(92.4%)으로 가장 많지만, 이중 121,481편이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었다. 반면, 중국 노선은 전체 97,517편 중 37,829편(38.7%)이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었고, 59,688편(61.2%)이 중국 항공사(외항기)에 의해 운항되어, 외항사의 참여 비중이 가장 높은 구조를 보인다. 대만은 전체 25,026편 중 국적기가 15,610편(62.3%), 대만 항공사가 8,927편(35.6%)을 차지하며, 국적사 우위 속에서도 외항사 공급이 일정 비중을 유지하는 비교적 균형 잡힌 구조를 보인다.

 

 

현재 일본 노선과 같이 한국 항공사의 공급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구조는 결과적으로 외래 관광객의 항공 접근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과의 관광 교류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82만 명에 달한 반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322만 명에 그쳐 약 2.7배의 격차를 보였다. 같은 해 일본 노선의 전체 항공편 중 약 92%가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었음을 고려하면, 항공 공급이 아웃바운드 중심으로 형성되어 관광수지 격차 심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한국 저가항공사(Low-Cost Carrier; LCC)의 급격한 성장은 일본과 대만 노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변화는 항공 공급 구조의 편중을 더욱 심화시킨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2024년 기준, 일본 노선에서 운항되는 항공편 중 한국 LCC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4.1%에 달하며, 대만 노선에서도 한국 LCC의 비중은 약 48.3%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만이 한국 LCC 비중이 약 9.5% 수준으로, FSC(Full-Service Carrier)의 비중이 더 높은 시장이다. 이처럼 한국 LCC의 시장 확장은 결과적으로 외항사 진입 여지를 좁히고, 전체 노선 구조를 한국인의 아웃바운드 수요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동북아 주요 항공 노선의 구조적 특성

한국과 일본·중국·대만을 연결하는 항공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도시 간 연결을 포함한 다도시 노선 구조를 보인다. 한국은 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의 7개 국제공항을 통해 인접국과의 정기·부정기 항공편을 운영하고 있다[1]. 상대국의 경우, 일본은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26개 도시, 중국은 상하이·베이징·칭다오 등 33개 도시, 대만은 타이베이·가오슝 등 3개 도시가 한국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선의 풍부함과는 별개로, 각국과의 노선 구조는 공급 주체(국적사 vs 외항사), 공항 간 분산도, 편당 여객수, 지방공항 기여도 등에 있어 서로 상이한 특성을 드러낸다.

 

 

 

o 일본 노선: 취항 노선은 많지만, 국적사 중심의 단일 공급 구조

2024년 기준, 한국-일본 간 항공 네트워크는 48개의 도시 간 노선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양양국제공항을 제외한 한국의 7개 국제공항(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과 일본의 26개 도시 공항 간의 48개 노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총 131,349편의 여객편과 24,974,338명의 여객이 양국을 오갔다. 

 

그러나 공급자의 구성을 보면, 상당한 불균형이 나타난다. 전체 노선의 절대다수가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고 있는데, 한국의 항공사가 약 48개 노선을 운항하는 반면, 일본의 항공사는 단 3개의 정기편 노선(도쿄-인천, 도쿄-김포, 오사카-인천)만을 운항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급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국적 항공사들이 일본의 주요 허브도시를 중심으로 매우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 등 대부분의 한국 국제공항에서 도쿄(나리타·하네다), 오사카(간사이), 후쿠오카(큐슈)를 오가는 정기편이 다수 운행되고 있으며, 삿포로·나고야·오키나와 등 중견도시도 인천과 김해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더 나아가, 일반적으로 소도시로 분류되는 가고시마·다카마쓰·마쓰야마 등에도 인천발 정기편이 운항되고 있어, 일본 내 다양한 도시들과의 항공 연결성이 확보된 상태다. 반면 일본 국적 항공사는 도쿄와 오사카를 출발하여 인천 또는 김포로 도착하는 단 3개의 노선에 국한되어 있으며, 한국의 지방공항으로 정기편을 운항하는 일본 국적의 항공기는 단 1편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같은 구조는 양국 간 인바운드 접근성의 차이를 나타낸다. 특히 우리나라 다수의 지방공항이 일본과 연결되어 있음에도, 일본의 항공사 참여는 전무한 것이다. [표4]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김해공항의 경우 2024년 기준 일본 국적 항공사의 정기편이 단 1편도 없었으나, 약 29만 명의 일본인이 입국하였다. 김해공항을 통한 일본인 입국자 모두가 전적으로 한국 항공사에 의존해 입국한 것이다. 이는 외래객 유입에 있어 공급자의 다양성이 결여된 구조가 잠재 수요를 제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일본 노선은 저비용항공사(LCC)의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평균 편당 여객수도 186명~191명 수준으로 실제 탑승률도 높은 편이다. 즉, 양국을 오가는 수요가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충분히 존재함에도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인바운드 수요가 억제되고 아웃바운드 수요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는 한국인에게는 다양한 항공편 선택지가 제공되는 반면, 일본인의 방한 여정은 상대적으로 서울에 제약되어 있다는 뜻이며, 결과적으로 일본인의 지역 방문을 유도하는 데 있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o 중국 노선: 외항사 비중이 높은 구조와 추가 성장 여력

2024년 기준, 한국-중국 간 항공망은 한국의 7개 국제공항(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과 중국의 39개 도시를 오가는 총 77개 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 수 및 노선 수 모두 일본과 대만 노선보다 많은 수준으로, 한중 노선이 한국-동북아 항공 네트워크에서 가장 광범위한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한국-중국 간 네트워크는 단순히 연결 도시 수가 많을 뿐 아니라, 주요 허브도시와의 다층적 연결망이 고르게 형성되어 있다.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와 같은 중국의 핵심 허브도시들은 인천은 물론 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 등 다양한 한국 공항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인천공항에서는 광저우·난징·다롄·옌지·옌타이·텐진·항저우 등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들과의 노선도 활발하게 운항되고 있다. 이러한 연결 구조는 중국 내 광범위한 도시로부터의 높은 방한 접근성을 시사하며, 인바운드 수요 유입의 기반을 넓히는 작용을 할 여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공급자 구성 측면에서는 외항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들은 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과 같은 한국의 지방공항까지 적극적으로 정기편을 취항하고 있다. 다만 지역 간 공급의 편중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표4]에 나타나듯이, 제주공항은 2024년 기준 중국 항공사의 운항 편수가 9,394편에 달하며, 중국인 입국자 수 역시 약 84만 명으로 전체 지방공항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반면 김해공항의 중국인 입국자 수는 약 10만 명으로, 같은 해 일본(29만 명)과 대만(36만 명) 대비 현저히 낮다. 다른 지방공항들도 전반적으로 중국 노선의 성과가 제한적인 편으로, 이는 전체 지방공항 공급량은 양호하나 실질적으로는 공급이 제주공항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노선과 비교할 때, 중국 노선은 구조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일본 항공사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 수도권 공항에만 정기편을 운항하는 데 비해, 중국 국적 항공사들은 지방공항에 비교적 고르게 취항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노선은 단기적으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방공항을 활용한 공급 기반을 통해 인바운드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2024년 기준, 중국 노선의 평균 편당 여객수는 한국 국적기가 153.1명, 중국 국적기가 133.6명으로, 일본(평균 190명)과 대만(평균 194명) 노선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수준을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중국발 노선의 수요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채워지지 않은 여객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중국 항공사들은 수도권 외 지방공항에도 다수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이러한 공급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미회복 수요를 지역으로 유도하는 데 있어 일본이나 대만 대비 구조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 특성은 향후 한국 지방공항의 중국 노선 확대 전략 수립에 있어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다.

 

o 대만 노선: 국적사 중심 공급 구조, 그러나 공항 분산으로 우수한 인바운드 실적 달성

2024년 기준, 한국-대만 간 항공 노선은 주로 한국의 7개 국제공항(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과 대만의 3개 도시(타이베이·가오슝·타이중)를 연결하는 11개의 노선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 공급의 80% 가량이 타이베이로 연결되어 있다. 노선 수나 연결 도시 수는 일본이나 중국 노선보다 적지만, 공급 구조와 인바운드 실적 측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특성이 나타난다.

 

공급자 구성에서는 한국 국적 항공사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체 정기편 중 약 62.3%는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고 있으며, 이들은 김해·제주·청주·대구·무안 등 다양한 지방공항 노선을 고루 운영 중이다. 대만 국적 항공사는 주로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운항하지만, 제주·대구 등 일부 지방공항으로의 정기편도 확보하고 있어 국적사와 외항사 모두 일정 수준의 지역 분산 공급 양상을 보인다. 

 

 

대만 노선은 전체 노선 수는 적지만, 공급의 지역 다양성이 인바운드 수요 창출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4년 대만은 방한 외래 관광객 수 147만 명을 기록하며 중국(460만 명), 일본(322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국가였고, 미국(132만 명)을 앞질렀다. 특히 김해공항의 대만인 입국자 수는 361,863명으로, 중국(100,974명)이나 일본(295,651명)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공급 총량은 작지만, 지방공항을 고르게 연결하는 공급 구조가 실질적인 인바운드 유입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 노선과 비교할 때 더욱 명확하게 부각된다. 일본 노선은 연결 도시 수는 많지만 모든 노선이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영되는 단일 공급 구조를 이루고 있는 반면, 대만 노선은 한국 항공사 비중이 높음에도 외항사(중화항공, 타이거에어 등)의 지방공항 취항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만 항공사의 평균 편당 여객수도 184.6명으로, 한국 국적기(196.4명)과 유사한 수준을 보여 실제 탑승률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만 노선은 전체 공급 규모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작지만, 공급의 지역 분산성과 외항사의 참여 구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인바운드 성과를 달성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외항사 유치 전략이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지역관광 활성화와 직결되는 수요 창출 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현재 대만 노선은 타이베이와 가오슝 중심으로 운항되고 있으며, 타이중 등 미취항 도시를 통한 추가 성장 가능성도 향후 전략적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본 지역공항의 외항사 유치

외항사의 유치는 단순히 항공편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잠재 관광 수요를 발굴하고 창출하는 전략적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지닌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항공 접근성을 완화하고, 외래 관광객이 보다 다양한 경로로 방한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섬함으로써, 지역관광의 저변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공항을 중심으로 외항사를 유치하는 전략은 단기적인 노선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요 기반 확보와 관광 분산 효과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만과 김해공항 간의 노선 확대를 들 수 있다. 타이베이와 가오슝을 중심으로 한 방한 수요를 기반으로, 지자체와 유관 기관의 협력을 통해 외항사의 정기 취항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공항공사와 부산관광공사, 대만 영사관 등 주요 기관들은 항공사들과 협력하여 2022년 5월 ‘부산-대만 노선의 항공관광 활성화 간담회’를 공동 개최하는 등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해 왔다. 물론 김해공항의 수요 증가가 단일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2024년 기준 김해공항의 월평균 대만인 입국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이상 증가하였다. 이는 외항사 유치가 실질적인 인바운드 유입 확대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은 지방공항의 외항사 유치를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로, 한국이 참고할 만한 다양한 제도적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일본 정부는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의 ‘지방관광 인식 제고’라는 목표 아래, 국토교통성(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Transport and Tourism; MLIT)과 일본 관광청(Japan National Tourism Organization; JNTO)을 중심으로 외항사 유치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성은 ‘방일 유객 지원 공항 제도’를 통해 외항사의 지방공항 취항을 장려하는 정책적 틀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 관광청은 ‘지역 인바운드 수탁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의 관광 콘텐츠 개발과 수용력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이러한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자체 예산을 활용해 항공 보조금, 여행상품 개발비, 프로모션 비용 등을 세부 항목으로 설정하고, 외항사 유치를 위한 실질적인 재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소도시 여행’의 목적지로 주목받고 있는 마쓰야마(에히메현), 다카마쓰(카가와현), 도쿠시마현 등 일본의 소도시들은 이러한 정부-지자체-공항 간 협업을 기반으로 외항사 유치에 성공하며, 실질적인 신규 노선 개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 공항 입국자수가 전무했던 도쿠시마현은 2024년 12월 이스타항공의 신규 취항 이후 한 달 만에 한국인 입국자 수 407명을 기록하기도 했다[2]. 이는 취항 전부터 지자체와 공항, 항공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였다. 도쿠시마현은 ‘국제선 취항 종합 지원’, ‘인바운드 대응 프로모션’ 사업에 대한 추경예산안을 편성하였고, 도쿠시마 공항은 항공사를 위한 착륙료 감면, 유지보수비 및 터미널 이용료 지원 사업 및 무료 셔틀버스 운행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였다. 또한 지역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과 SNS 및 미디어 홍보, 숙박 지원 사업도 병행하였다. 항공사 역시 단순 운항을 넘어, 자국민 대상 관광 코스를 설계하고 현지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수요 창출 주체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외항사 유치가 단순한 공급 확대에 그치지 않고, 항공사와 지역이 공동으로 수요를 발굴하고 점진적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항공 노선이라는 공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현지 마케팅, 여행상품 개발, 인센티브 제공 등의 수요 창출 노력이 병행될 경우, 지역 인바운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동일한 지역공항이라 하더라도 외항사의 취항 여부에 따라 관광 유입 구조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지역 인바운드 전략의 성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외항사는 자국 내 유통망, 온라인 예약 플랫폼,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 자체적인 유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자국민의 방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이러한 외항사를 유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외래 관광객의 항공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이들의 방한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접근을 참고하여, 외항사 유치를 단기적 노선 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광 수출 기반 마련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항공 공급을 ‘관광 수요의 선제적 유도 수단’으로 인식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항공사 간 협업 체계를 통해 보다 정교한 전략을 구축해 나간다면, 지역공항을 기반으로 한 인바운드 관광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요약 및 제언

본 연구는 2024년 기준 한국과 동북아 주요 3개국(일본·중국·대만)과의 항공 공급 구조를 비교·분석함으로써, 한국 지역공항의 구조적 한계와 외항사 유치의 전략적 필요성을 조명하였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인바운드 관광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었으나, 그 회복은 수도권 공항에 집중되었고 지방공항의 국제선 회복은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 공급망 측면에서는 국적사 중심의 공급 구조가 더욱 심화되며, 외래 관광객의 항공 접근성 저하와 입국 경로의 수도권 편중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확인되었다.

 

국적사 중심의 공급 구조는 한국인의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효율적일 수 있으나, 외래 관광객의 입국 흐름을 다변화하고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노선의 경우, 전체 항공편 중 약 90% 이상이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고 있으며, 일본 항공사는 인천·김포 등 수도권 공항에만 취항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공항에 정기적으로 취항하는 일본 항공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는 일본인의 방한 여정이 서울 중심으로만 형성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의 편중은 일본인의 지역 방문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며, 결과적으로 지역관광의 분산과 관광수지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노선에서는 외항사 참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한국 지방공항을 대상으로 한 정기편 취항을 유도하는 맞춤형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항공사, 지자체, 정부가 공동으로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일본 현지 여행사 및 항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외항사 참여 기반을 넓혀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반면 중국 노선은 일본에 비해 외항사 비중이 높은 구조를 보이며, 지방공항에도 다양한 중국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한중 간 항공망은 도시 수와 노선 수 모두에서 가장 광범위한 연결망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 국적 항공사의 지방공항 취항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평균 탑승률은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수요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다. 이는 잠재 수요가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하며, 미회복 수요를 인바운드 유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2025년 한중 무비자 입국 정책 시행은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한 신규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는 유의미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 현지 수요에 특화된 콘텐츠 개발과 판촉 캠페인, OTA 기반의 협업 마케팅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중국 노선의 특성과 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지금은 잠재 수요를 선제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며, 이를 놓치지 않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향후 인바운드 수요 확대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대만 노선은 전체적인 공급량은 적지만, 공급 구조 측면에서 비교적 균형 잡힌 특성을 보이며, 지역공항 기반의 실질적인 인바운드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김해공항의 대만인 입국자 수는 2024년 기준 36만 명 이상으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대만 항공사가 인천뿐 아니라 김해·제주·대구 등 다양한 지방공항으로 정기적으로 취항하고 있는 구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상대적으로 분산된 공급망이 인바운드 수요 창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 노선의 경우 이미 노선의 다양성은 일정 수준 확보된 상황으로, 향후에는 총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타이중 등 미취항 도시에 대한 신규 노선 개설과 함께,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연계한 장기 체류형 수요 유도가 병행된다면 향후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국가별 분석은 외항사 유치가 단순히 항공편 수를 늘리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잠재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외항사는 자국 내 유통망, 마일리지 시스템, OTA 기반 예약 채널 등을 통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판촉을 주도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노선의 지속 가능성과 지방공항의 수요 기반 확대에 핵심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실제 일본 도쿠시마현 사례에서 보듯이, 외항사가 단순한 운항 주체를 넘어 현지 고객 유치 활동의 주체로 나설 경우, 노선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외항사 유치는 관광수지 개선, 지역관광 분산, 인바운드 확대라는 세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의 인바운드 전략은 국가–공항–지자체–항공사 간 협업 체계를 통해 외항사 유치를 구조화하고, 각국의 회복 국면과 공급 특성을 반영한 시장 맞춤형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해 나갈 때 보다 의미 있는 전환점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중국, 대만이라는 주요 교역국의 항공 구조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만큼, 획일적인 접근보다는 시장별·공항별 수요 기반에 따른 유연하고 차별화된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외항사 노선 확장 전략이 안착한다면, 지역공항은 인바운드 관광 확대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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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 인용시 “서대철, 최규완(2025), 동북아 항공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본 지역공항 활성화: 외항사 유치의 가능성과 과제, Yanolja Research Insights, Vol. 28.”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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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양국제공항은 2024년 기준 국제선 정기편을 운행하지 않음.

[2]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자료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