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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 2025년 1분기 한국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2025년 1분기 한국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 / suckwon.hong@yanolja.com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인바운드 관광: 양적 회복을 넘어 질적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

2025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3,870,24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보다도 0.7% 높은 수치로 1분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인바운드 수요가 양적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음을 의미한다. 방문자 수 증가와 달리, 관광수입은 여전히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2025년 1분기 관광수입은 37.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으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해서는 23.8% 감소하였다. 또한, 방문자당 평균 소비도 2019년 1분기 약 $1,290 대비 24.4% 감소하여 $976을 기록했다. 이러한 괴리는 한국 관광산업이 단순한 '양적 회복'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역별 방문자 구성은 아시아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전체 외래 관광객 중 아시아권 비중은 81.0% (약 314만 명)에 달한다. 이는 한국 관광의 기초 수요가 여전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아시아권 방문객 수는 2019년 대비 98.1% 수준에 머무르며 완전한 회복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중국 시장의 회복 지연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은 2025년 1분기 기준 133.4만 명이 방문,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160만 명 이상)에 비해 약 84% 수준이다. 이는 중국 내외의 정치적·경제적 요인,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일본은 인바운드 회복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2025년 1분기 방한 일본인 수는 약 112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약 114만 명)의 98.5%에 도달하였다. 특히 단체 관광이 아닌 개별 여행 수요 증가가 특징으로, 이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은 구조적 전환의 힌트를 제공하는 사례다. 2023년부터 미국을 추월한 대만은 2025년 1분기 방한 관광객 수가 39.5만 명에 달하며, 2019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였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38% 이상이 김해, 제주, 대구 등 지역공항을 통해 입국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적항공사와 외항사가 골고루 해당 노선을 운영하면서 지역공항의 공급 다양화가 수요 확대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관광수입 회복이 부진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크루즈 관광객의 급증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크루즈 관광객 비중은 7.4%로, 2019년의 0.7%에서 크게 증가하였다. 크루즈 여행객은 평균 체류시간이 짧고 숙박·식음료 소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원인은 면세점 매출의 급감이다. 외국인 면세점 매출은 2019년 40.9억 달러에서 2025년 15.9억 달러로 축소되었으며, 이는 특히 중국 관광객의 소비 지출액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웃바운드 관광: 완연한 회복세와 소비 복귀, 관광수지 악화의 주된 요인

2025년 1분기 해외로 출국한 한국인 수는 총 779만 6,521명으로, 이는 2019년 1분기의 99.1%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수치이며,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해외여행 수요의 빠른 회복세가 2025년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단연 압도적인 1위다. 2025년 1분기 기준 250.6만 명이 일본을 방문하였으며, 이는 2019년 대비 20.4% 증가한 수치다. 비자 면제, 환율 효과, 저비용항공 노선 확대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를 폭발적으로 견인했다. 베트남(126.0만 명, +13.8%)은 항공 접근성과 저렴한 물가,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인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필리핀(–24.1%), 홍콩(–24.9%), 마카오(–34.3%)는 팬데믹 이전 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웃바운드 관광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소비의 회복이다. 2025년 1분기 한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은 70.8억 달러로, 2019년 대비 1.6%만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4.8% 증가했다. 또한, 해외여행 중 소비한 인당 지출액도 2019년 1분기 $914에 근접하여, 2025년 1분기 약 $908을 나타냈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해외 소비 욕구를 본격적으로 분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반면, 인바운드 관광의 평균 소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2025년 1분기 한국의 관광수지는 –33.0억 달러에 달하며, 2019년(–22.3억 달러) 대비 적자폭이 50% 이상 확대되었다. 이는 한국 관광시장의 수익 구조가 해외소비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으며, 관광수입 창출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사점: 지역공항 활성화를 축으로 한 해결 모색

팬데믹 이후 한국 관광은 명목상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관광수지 적자는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력이 높은 외래 관광객의 유치 및 지역 체류 시간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개발이 요구되고 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한 항공 공급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중국 사례는 지역공항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만의 경우 입국자의 38% 이상이 김해·제주·대구공항을 통해 입국하였고, 중국 관광객 중 약 84만 명이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하였다. 이는 외항사의 항공편 확보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의 경우, 입국 수요는 충분하지만 지역공항에는 일본계 항공사의 정기 노선이 없어 모두 한국 국적 항공사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는 수요-공급 불균형 구조가 수도권 중심 회복을 고착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판단된다. 따라서, 외항사의 지역공항 취항 유도를 위한 슬롯 우선 배정, 운항 지원금,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유인이 중요할 것이며, 일본·대만과 같은 검증된 시장부터 우선적으로 전략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중장기적으로는 관광수지 개선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종합하면, 전반적으로 인바운드 관광의 한계는 ‘공급 기반의 병목 현상’과 연결되어 있다. 팬데믹 이후 아시아권 수요 회복이 더딘 이유는 단순히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의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만이 아닌, 항공편 공급 제약 등, 특히 지역공항 접근성 문제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어 이를 타개해 나갈 지역공항 활성화 이슈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