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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5 중동전쟁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 변화 분석

중동전쟁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 변화 분석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의 확대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제한은 국제유가와 항공유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높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이면서 대체 경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통항 제한이나 선박 운항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 원유 공급과 유가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국제항공은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인 인바운드 관광과 내국인의 해외여행인 아웃바운드 관광을 연결하는 핵심 관광 인프라라는 점에서,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는 항공사의 수익성 문제를 넘어 한국 관광시장의 국제적 접근성과 관광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주요 경로 중 하나가 항공유 가격 상승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항공사들이 비용과 수익성을 고려해 운항 노선과 공급 규모를 조정할 수 있으며, 그 결과 국가와 권역별 관광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유류할증료와 항공권 가격 상승이 해외여행객의 비용 부담을 높여 국제관광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동지역의 무력충돌과 항공유 가격 상승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관광산업의 관점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제한은 원유 공급에 차질을 일으키며 항공유 시장에 즉각적인 가격 충격을 유발하였다. 항공유 가격은 무력충돌 확대 직전인 2월 27일 갤런당 2.43달러에서 불과 3주 뒤인 3월 20일 갤런당 4.45달러까지 약 83% 상승하였다. 무력충돌이 6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현시점에도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3.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정점과 비교하면 약 20% 낮아진 수준이지만, 무력충돌 이전보다는 여전히 약 44% 높은 가격이다. 항공유 가격이 정점에서는 다소 하락하였으나,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도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인상하였다. 유류할증료는 통상 직전 1∼2개월의 평균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3월의 항공유 가격 급등은 약 한 달의 시차를 두고 4월 유류할증료에 반영되었다. 즉, 항공유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그 부담이 항공권 가격에 즉시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차를 두고 유류할증료를 통해 이용객에게 전가되는 구조이다. 이는 마치 카드 사용액이 다음 달 청구서에 반영되는 것과 유사하다. 국내 항공사들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전월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인상했으며, 5월에는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연료비 상승 부담이 이용객에게 본격적으로 전가되기 시작했다. 유류할증료는 5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6월부터 하락세로 전환되었으나, 여전히 무력충돌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선 이용객의 항공여행 비용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항공유 가격과 유류할증료의 상승이 반드시 항공편 감축이나 공급 축소로 즉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항공사는 기재와 인력의 배치, 공항 슬롯, 운수권, 예약 및 판매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선을 조정한다. 따라서 운항계획을 즉각 변경하기보다는 기존 예약과 계약, 슬롯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해 수개월에 걸쳐 공급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거나 대체 노선을 편성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선 항공권 역시 통상 출발 수개월 전에 예약되기 때문에, 무력충돌 이후 변화한 여행심리가 실제 여객 수와 탑승률에 나타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필요하다. 즉, 항공유 가격 상승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지만, 항공사의 공급 조정과 여행객의 수요 변화가 실제 항공통계에 반영되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로 무력충돌 이후 유가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실질적인 항공유 가격 상승과 유류할증료 인상이 이어진 데다 중동지역의 항공 안전 문제까지 부각되면서 항공사들의 노선과 공급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어 왔다. 교통 및 관광업계에서는 이러한 재조정이 한국 국제선 항공편 운영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을 출발하거나 한국에 도착하는 국제선 항공편과 공급좌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항공사의 노선 조정과 여객 수요의 변화가 실제 통계에 반영되기까지는 항공산업의 특성상 최소 수개월의 시차가 뒤따른다. 무력충돌 발발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현시점은 그동안 제기되어 온 항공편 및 공급 감소 우려가 실제 항공통계에 나타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다. 다시 말해, 이제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한국 국제선 시장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제선 공급과 노선 구조의 변화는 단순히 항공산업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선 항공편과 공급좌석의 감소는 인바운드 관광객의 한국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특정 권역에서의 공급 조정은 국가 및 지역별 방한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노선 구조의 변화는 인천국제공항의 환승 기능과 국제관광 허브로서의 경쟁력에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보고서는 한국을 출발지 또는 도착지로 하는 국제선 항공통계를 활용해, 무력충돌 이후 교통 및 관광업계에서 우려해 온 항공편 감소가 실제로 나타났는지를 항공편, 공급좌석 수, 여객 및 노선 구조의 변화를 통해 전체 시장, 항공사 및 권역별로 검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한국 국제선 시장에 가져온 변화의 실체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러한 변화가 인바운드 관광의 접근성과 국제관광 수요, 환승시장에 갖는 시사점을 점검하고자 한다. 

 

항공노선의 변화

 

전체 시장 변화: 국제선 성장세 지속, 4월 이후 공급·수요 증가 속도 둔화

 

중동전쟁 발발 이후에도 한국 국제선 시장의 공급과 수요는 모두 전년 수준을 상회하며 외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였다. 다만 시장 규모가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성장 속도는 점차 완만해지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국제선 항공편 수는 2026년 3∼6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였다. 다만 증가율은 4월 9.2%를 정점으로 5월 7.3%, 6월 3.9%까지 낮아지며 공급 확대 속도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선 여객 수도 같은 기간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증가 폭은 항공편 수보다 더욱 빠르게 축소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여객 증가율은 3월 14.3%, 4월 13.1%에서 5월 8.1%, 6월 4.0%로 하락하였다. 

 

특히 6월에는 항공편 수와 여객 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각각 3.9%와 4.0%까지 낮아져, 국제선 시장의 공급과 수요 확대 속도가 연초와 비교해 크게 둔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항공편과 여객 증가율이 비슷한 수준으로 함께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변화는 탑승률이 급격히 하락했다기보다 신규 공급 확대와 이에 따른 시장 성장 속도가 동시에 둔화된 현상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4월 이후 증가율 둔화가 전적으로 중동전쟁과 연료비 상승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제선 시장의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률 둔화, 전년도의 기저효과, 환율과 경기 여건, 국가별 여행 수요 변화 등도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항공사별 변화: 국적사는 성장세 유지, 외항사는 공급·여객 증가세 둔화

 

국적사와 외항사의 전쟁 발발 전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전쟁 이전인 1∼2월과 전쟁 이후인 3∼6월의 주요 항공 지표를 각각 합산한 뒤, 전년 동기간 대비 증감률을 산출하였다. 즉, ‘2025년 1∼2월 대비 2026년 1∼2월’과 ‘2025년 3∼6월 대비 2026년 3∼6월’을 각각 비교하는 방식이다. 

 

공급좌석 수, 항공편 수 및 여객 수에는 기간별 총량의 전년 대비 증감률을 적용하였으며, 탑승률은 각 기간의 평균을 산출해 전년 동기간과 비교하였다. 이와 같은 비교를 통해 월별 변동과 계절성의 영향을 일부 완화하고, 전쟁 전후 항공사별 성장 흐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전쟁 이후인 3∼6월 국적사와 외항사의 성장 흐름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국적사의 공급좌석 증가율은 전쟁 이전 7.4%에서 이후 7.1%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항공편 수 증가율도 전쟁 전후 모두 8.6%를 기록해 안정적인 공급 증가 기조를 이어갔다. 여객 수 증가율은 10.0%에서 10.9%로 소폭 높아졌다. 평균 탑승률도 전쟁 이전 기간에는 전년 대비 2.3%, 전쟁 이후 기간에는 3.6% 상승해 공급좌석의 소진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적사가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여객 증가율과 탑승률도 함께 높아져, 추가로 투입된 공급이 실제 여객 수요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흡수되었음을 보여준다.

 

반면 외항사는 전쟁 이후 공급과 수요 모두에서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공급좌석 증가율은 8.8%에서 5.4%로 3.4%p 낮아졌으며, 항공편 수 증가율도 9.7%에서 5.8%로 3.9%p 하락하였다. 여객 수 증가율 역시 12.7%에서 7.6%로 5.1%p 축소되었으며, 평균 탑승률의 전년 대비 개선 폭도 3.5%에서 2.1%로 줄었다. 이는 전쟁 이후에도 한국 국제선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는 유지되었지만, 국적사가 기존의 공급 확대 기조를 이어간 것과 달리 외항사는 공급 증가 속도를 조절했으며, 그와 함께 여객 증가세와 탑승률 개선 폭도 둔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국적사와 외항사의 거점시장 구조와 기재 배분 여건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국적사는 한국을 핵심 거점시장으로 운영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공급을 축소하거나 기재를 다른 국가의 시장으로 이전하기 어렵다. 반면 외항사에 한국은 여러 해외 취항시장 가운데 하나이므로, 수익성과 비용 여건에 따라 공급과 기재를 다른 노선에 재배분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다만 현재의 통계만으로 외항사의 공급 둔화가 중동전쟁이나 연료비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기재 재배분의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외항사의 권역별·항공사별 운항편 변화와 실제 기재 배분, 노선별 수익성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노선별 별화: 중동·대양주·동남아 부진, 동북아·미주·유럽은 견조

 

지역별 세부 흐름을 보면, 전쟁 이후 국제선 시장은 노선별 수요 기반과 운항비용, 항공사의 공급전략에 따라 차별적인 변화를 보였다. 일본과 중국 노선은 전쟁 이후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었음에도 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21.9% 증가하며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였다. 이는 연료비 부담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수요 기반이 탄탄하고 비행거리가 짧아 운항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근거리 핵심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러한 증가에는 환율, 기저효과, 항공 공급의 회복과 같은 국가별 시장 요인도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노선은 전쟁 이후 공급이 소폭 감소하고 여객 수요는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항공편 수 증가율은 전쟁 이전 2.6%에서 전쟁 이후 -2.4%로 하락하며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여객 수 증가율도 1.7%에서 -0.2%로 낮아졌다. 다만 이러한 ‘정체’는 지역 전체의 평균적인 결과로, 그 안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하위 시장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전체가 일률적으로 약화되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아시아 노선을 동남아와 동북아로 세분화하면 지역별 흐름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을 포함한 동남아 노선은 3월 일시적으로 전년 수준을 상회했으나 이후 다시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특히 5∼6월에는 전년 대비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되었다. 반면 대만·마카오·몽골·홍콩 등으로 구성된 동북아 노선은 상반기 전 기간에 걸쳐 전년 수준을 웃돌며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였다. 따라서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노선의 정체는 시장 전반의 약세라기보다, 동북아 노선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노선의 감소가 이를 상쇄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미주와 유럽 노선은 전쟁 이후 오히려 성장세가 확대되었다. 미주 노선은 항공편 수와 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2.6% 증가해 전쟁 이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유럽 노선 역시 항공편 수 증가율이 전쟁 이전 6.7%에서 이후 8.6%로, 여객 수 증가율은 5.7%에서 13.7%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장거리 노선의 증가는 미주와 유럽에서 출발하는 방한 수요와 한국발 여행 수요가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된 결과일 수 있다. 또한 미주와 유럽의 주요 노선은 상대적으로 높은 운임과 화물 수요, 안정적인 인바운드 수요 등을 바탕으로 항공사들이 공급을 유지하거나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럽 노선의 강한 성장세는 중동 노선의 급격한 위축과 같은 시기에 나타났다.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된 3월 중동 노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75.6% 감소한 반면, 유럽 노선 여객은 22.3% 증가하였으며 이후 6월까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전체로도 중동 노선은 유임여객과 환승여객이 각각 31.0%, 41.9% 감소한 반면, 유럽 노선은 유임여객이 8.2% 증가하는 동안 환승여객은 63.2% 급증하였다. 인천공항 전체 환승객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중동 노선의 환승여객 감소와 유럽 노선 및 인천공항 전체 환승객 증가가 같은 시기에 나타났다는 점은, 중동 허브공항의 연결성 약화로 발생한 일부 환승수요가 인천공항을 포함한 동북아 허브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현재 통계만으로는 환승객의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 이전에 이용하던 경유공항을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인천공항이 중동 허브의 환승수요를 직접 대체한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후 여정 단위의 환승 자료를 활용하여 실제 환승 경로의 변화를 추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럽 노선의 확대에는 유럽발 방한 수요,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공급전략, 중동 허브의 연결성 약화에 따른 환승수요의 이동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양주 노선은 전쟁 이후 뚜렷한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항공편 수는 전쟁 이전 0.7% 증가에서 이후 13.5% 감소로, 여객 수는 0.8% 증가에서 12.9% 감소로 바뀌었다. 대양주 노선의 감소는 항공사들이 제한된 기재와 운항 여력을 미주·유럽 등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노선에 우선 배분했을 가능성과 부합한다.

 

분석의 한계

 

본 분석은 2026년 전쟁 발발 전후의 항공통계를 전년 동기간과 비교한 기술통계 분석이다. 전쟁 이전과 이후의 관측기간이 각각 2개월과 4개월로 다르며, 전쟁 직후인 3월 실적에는 전쟁 이전에 이미 확정된 운항계획과 예약 수요가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또한 환율, 기저효과, 국가별 여행 수요, 항공사의 기재 운영 여건 등 국제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별도로 통제하지 못했다.

 

따라서 본 분석의 결과를 전쟁이 한국 국제선 시장에 미친 순수한 인과효과로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위기 발생 이후 항공사·권역·노선별로 나타난 초기 시장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향후 공급과 수요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보다 긴 기간의 시계열 자료와 세분화된 항공사·노선별 자료가 축적되면, 현재 나타난 변화가 일시적인 시장 조정인지 구조적인 노선 재편인지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론: 중동전쟁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의 차별적 변화와 시사점

 

중동전쟁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은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4월 이후 항공편과 여객의 증가 속도는 점차 둔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항공사와 노선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국적사는 공급과 여객 증가세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한 반면, 외항사는 공급좌석, 항공편 및 여객 모두에서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노선별로도 중동·대양주·동남아 노선은 부진한 반면, 일본·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와 미주·유럽 노선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중동전쟁과 연료비 상승이 한국 국제선 시장 전체를 즉각적으로 위축시키기보다, 항공사와 권역에 따라 성장 흐름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시장의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현재의 변화에는 전년도의 기저효과, 환율, 국가별 수요 회복, 항공사의 기재 운영 및 노선별 시장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반영되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분석의 결과를 전쟁의 순수한 인과효과로 해석하기보다는, 전쟁 이후 국제선 시장에서 나타난 초기 변화의 양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외항사의 공급 확대 둔화가 일부 인바운드 시장의 접근성 제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권역별·항공사별 노선 변화와 외국인 여객 비중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대양주 노선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시장별 방한 수요와 인바운드 관광 기여도를 우선 평가한 뒤, 신규 취항 및 증편 인센티브, 공항 사용료 지원, 공동 마케팅 등 노선 회복을 위한 정책수단을 시장별로 선별하여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슬롯과 운수권 관련 조치는 양국 간 항공협정과 공항 운영 여건이 연계된 사안인 만큼, 단기적인 지원책과 구분하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동 노선의 환승여객 감소와 유럽 노선 및 인천공항 전체 환승객 증가는 인천공항이 일부 대체 환승수요를 흡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환승객의 출발지와 최종 목적지, 기존에 이용하던 경유공항과 실제 환승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여정 단위의 분석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의 허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환승시간 단축, 수하물 연계 강화 및 환승 동선 개선이 필요하다. 동시에 장시간 환승객을 체류형 방한객으로 전환하기 위해 무료 환승투어, 스톱오버 숙박·교통 지원, K-컬처 체험 및 지역 특화 미식상품을 항공권과 연계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공항과 항공사, 숙박업계 및 여행업계가 공동으로 환승상품과 프로모션을 개발한다면, 증가한 환승수요를 국내 체류와 관광 소비로 연결하는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하면, 현재까지 중동전쟁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에서 나타난 핵심 변화는 전면적인 시장 위축이라기보다 항공사·노선·권역별 성장 경로의 재편으로 볼 수 있다. 향후 항공유 가격과 유류할증료, 외항사 공급, 노선별 탑승률 및 환승수요를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일시적인 시장 조정과 구조적인 변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